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임용뿐만 아니라 기업 후원 유치에도 부적절하게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검찰 수사가 변 전 실장의 광범위한 직권 남용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서울 서부지검은 신씨의 배후라는 의혹을 사고 있는 변 전 실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신씨의 물품이 일부 옮겨진 성곡미술관과 신씨의 자택에서 전날 추가로 압수한 물품을 정밀 분석해 변 전 실장이 신씨의 지난 2005년 동국대 교원임용과 올해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임 과정에 외압을 행사한 단서를 찾고 있다.
검찰은 신씨가 컴퓨터에서 삭제한 e메일들 가운데 임용 청탁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것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 e메일의 내용을 복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 내용 중에 변 전 실장이 부당하게 압력을 행사하거나 개입한 정황 내지는 증거가 발견되면 이를 근거로 동국대 및 광주비엔날레 감독 선임에 직접 관련한 이들을 추궁할 방침이다.
또 신씨가 대기업들로부터 전시회 후원을 쉽게 따낸 것도 변 실장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신씨는 평소 지인들에게 후원 유치 비결에 대해 “경제부처의 노총각과 데이트 중”이라는 이야기를 해왔다고 한다.
따라서 미술계에서 대기업을 후원을 받는 일은 좀처럼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신씨가 경제관료 출신인 변 전 실장의 ‘후광’을 업고 기업들의 후원을 억지로 받아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관련자 소환 조사 시기에 대해서 검찰의 한 관계자는 “특정인들의 조사 시점은 아직 말할 수 없다”며 “최대한 한 빨리 의혹에 연루된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를 끝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을 포함해 혐의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관련자들을 출국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 전 실장에 대한 소환 조사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변 전 실장의 소재를 확인하고 있고 연락도 가능하지만 아직 연락할 상황이 아니다”며 “변 전 실장의 소재가 불확실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어 이를 대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