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는 ‘역시나’였다. 올해도 새해 예산안 처리는 법정시한을 넘기게 됐다. ‘반드시’시한 내 처리하겠다던 정치권의 다짐은 다시‘공염불’이 됐다.
남은 일정을 감안하면 정기국회(9일)내 처리도 어려워 임시국회 소집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헌법 54조 2항에 따르면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12월2일)까지 예산안을 의결하도록 명시돼 있어 관습처럼 처리 기한을 어기는 정치권의 행태는 ‘직무유기’를 넘어 ‘위헌’이란 비난도 일고 있다.
국회는 당초 법정시한인 2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새해 예산안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여야간 예산삭감규모 등을 둘러싼 공방으로 본회의 개최 자체가 무산됐다. 더욱이 한나라당은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8ㆍ31부동산 대책 후속 관련 법안 처리를 자당의 감세안과의 연계를 주장하고 있어 여야간 입장차 해소가 수월치 않아 보인다.
여야는 또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책정을 둘러싸고도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남북협력기금을 국정홍보 예산과 함께 대폭 손질한다는 계획이지만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측은 “지난 7월 경협추진위원회 합의사항에 따라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야당 의원들의 이해를 구했다. 강봉균 예결위원장은 이에 따라 추가 자료를 제출 받은 뒤 남북협력기금 예산을 재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