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쟁점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속에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중재와 직권상정 카드가 정국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 의장은 22일 국회 파행과 관련 "여야 교섭단체 대표들은 내일(23일)까지 무조건 만나야 할 것"이라며 "만남이 없다면 내일 오후 만남을 직권중재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이날 헌정회 초청 강연회에서 "의장실이 없더라도 어디서든지 만나겠다는 정당만을 데리고 협의를 하겠다"며 이 같이 여야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다.
이는 특히 한나라당이 25일까지 야당과 대화하겠다며 명분 확보에 나서고, 민주당이 정국 파행의 책임을 이명박 대통령으로 보고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사과를 대화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의장의 직권중재 의사 피력은 반대로 직권중재를 통해서도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직권상정을 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김 의장은 당장 직권상정에 대해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여야 합의에 따른 법안처리가 최우선인 만큼 정치적 부담이 뒤따르는 직권상정은 가급적 피하고 싶으리란 분석이다.
또 예산안과 같이 필수적인 사안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법안을 일괄해 직권상정 하는 것은 명분에서도 부족함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여당 출신 의장이 예산안에 이어 쟁점법안을 두고도 여권 편에 서기는 어려우며, 그렇다고 야권의 입장에서 대치 상황을 마냥 두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김 의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