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ㆍ경북지역 행정기관 금고 유치를 놓고 대구은행과 농협중앙회가 치열한 유치전을 펴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역금융기관의 장점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농협은 오랜 노하우를 갖춘 최대 금고 전담 은행임을 내세우고 있다. 쟁탈전이 가장 치열한 곳은 연말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대구시교육청 금고. 대구은행에 따르면 시교육청 금고의 연평균 잔고는 1,500억원 규모로, 이중 1,000억원은 교육금고로 지정된 농협이, 나머지 500억원 정도는 대구은행이 각각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ㆍ학생ㆍ교직원과의 거래, 스쿨뱅킹 등을 감안하면 파급 효과가 약 5,0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금융권의 시각. 대구시교육청 금고는 과거 임명직 교육감 시절부터 현재까지 25년 동안 수의계약을 통해 관행적으로 농협이 관리해 오고 있다. 대구은행측은 대구시 인구의 86%를 거래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고, 지역에서 얻은 수익을 초ㆍ중ㆍ고의 학습기자재 구입 및 장학사업, 문화사업, 공익시설 지원, 복지사업 등에 적극 사용하고 있는 지역 중추금융기관이 금고 은행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역에서 조성된 자금이 지역에 활용되지 못하고 역외로 유출되는 것은 큰 폐해”라며 금고계약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공개심사를 촉구했다. 전국 16개 시ㆍ도 교육청 중 15개의 금고를 농협이 관리하고 있으며 부산시교육청 금고만 지난 1969년부터 부산은행이 농협으로부터 이관받아 관리해 오고 있다. 두 금융기관은 연말 금고계약이 만료되는 대구시 달성군청 금고를 놓고도 치열한 유치전을 펴고 있다. 현재 달성군 일반회계는 군금고인 농협이 맡고 있고, 특별회계는 2개를 농협이, 4개를 대구은행이 각각 관리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 5월 달성군청 신청사에 출장소를 오픈, 본격적인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대구은행은 내년 3월 경북도청에도 출장소를 열 예정이어서 양 은행간 금고 유치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예치된 공탁금이 2,000억원에 이르는 대구법원 금고를 두고도 대구은행이 지역발전 논리를 앞세워 기존 조흥은행에 도전장을 던졌다. 대구은행은 최소한 오는 2007년 문을 여는 대구지법 서부지원의 금고는 유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은 금고업무의 취급 경험과 최첨단 금고관리 시스템을 갖춘 국내 최대의 금고 전담은행”이라며 “현재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금고은행을 교체하면 고객들이 큰 혼란을 빚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