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옹졸한 생각

또한 독일에서는 대부분 옛 성을 도서관·박물관·학교와 같은 공공 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것처럼, 이 성도 일부를 호텔로 사용하고 있어 상당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러한 독일의 모습은 역사 바로 세우기의 일환으로 추진된 우리의 중앙청 철거 작업이 진정 잘한 일인가 하는 질문의 해답을 두고두고 생각해 보게 한다.독일 방문 중 베를린의 홈볼트대학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인 학살현장이 실린 사진전을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해 저지른 잔악상을 적나라하게 담아내고 있었다. 끔찍한 만행을 저지른 독일에서 이러한 사진전이 개최됐다는 것을 보면서 과거의 잘못을 진정으로 인정하고 참회하는 독일인의 참된 용기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후세에 알려서 다시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정직한 반성의 모습도 감명깊게 볼 수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수많은 증인들과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종군위안부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왜곡하거나 은폐시키려는 일본의 모습과는 퍽이나 다르게 느껴졌다. 이 두가지 상반된 예를 통해 우리는 「정직한 생각」「가슴을 여는 여유로운 생각」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을 은폐하고 근시안적인 「옹졸한 생각」으로는 많은 것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좀더 멀리 보고 넓고 크게 보는 안목이 그 어느때 보다도 필요하다. 새천년을 살아가야 할 우리에게 역사에 대한 정직한 이해와 올바른 수용이 아쉽게 느껴진다. 정영섭구청장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