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0.1%P·콜 0.3%P 급등/외환시장도 난기류… 달러환율 상승세기아그룹이 전격적으로 부도방지대상기업으로 선정된 충격으로 금융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이 지난 5월27일이후 한달여만에 연 12%선을 돌파, 전일보다 0.10%포인트 오른 연 12.05%선까지 뛰어올랐고 자금시장에서도 콜자금을 공급하려는 기관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콜금리가 전일보다 0.3%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대기업이 발행한 A급 기업어음(CP)도 매입하겠다는 세력이 자취를 감추면서 이날 하루에 무려 0.31%포인트나 급상승했다.
최근 안정세를 보이던 외환시장도 자금시장 난기류때문에 원화의 대미달러화 환율이 오름세를 보였다.
원화환율은 무역적자폭 감소 등으로 인해 하락할 것이라는게 그동안의 지배적인 전망이었다.
한국은행이 15일 1조원의 자금을 역RP(환매채)를 통해 은행권에 공급한데 이어 16일에도 다시 5천억원을 지원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어 금융시장의 안정에 적잖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심리가 쉽게 가시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자금시장=16일 콜시장에서는 금융기관들이 기아사태에 따른 불안심리를 반영, 자금공급을 꺼림에 따라 자금공급(콜론)기관이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이에 따라 전일 연 11.40%선에서 형성됐던 콜금리가 연 11.70%포인트로 뛰어오르면서 거래 자체가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대기업이 발행한 A급 CP도 「사자」 세력이 자취를 감춤에 따라 전일의 11.95%보다 0.31%포인트 오른 12.26%선에서 거래됐다.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이 발행한 CP는 여전히 거래 자체가 형성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그러나 한은이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전일의 1조원에 이어 이날도 5천억원의 자금을 금융권에 공급함에 따라 단기자금시장의 불안심리는 다소 안정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한 원화딜러는 『기아사태로 인해 장단기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며 『향후 금리의 향방은 결국 한국은행의 시장안정 의지가 얼마나 강력한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시장=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은 연 12.05%까지 치솟아 지난 5월27일 연 12.13%를 기록한 이후 50일만에 다시 12%대로 올라섰다.
특히 리스채, 종금채 등 특수채는 선발리스사가 발행한 채권의 경우 은행보증 회사채와의 격차가 종전의 0.3%포인트에서 0.4%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최근 계속되는 대기업들의 부도로 리스, 종금 등 2금융권 금융기관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어 이들이 발행하는 리스채, 종금채 등 특수채의 신용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라는게 증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외환시장 및 국제금융시장=기아사태에 따른 불안심리가 외환시장에서도 증폭되면서 달러당 8백90원선에서 안정세를 보이며 꾸준히 하락압력을 받았던 원화의 대미달러화 환율이 오히려 오름세로 돌아섰다.
더구나 16일에는 기준환율이 달러당 8백90원80전이었으나 8백93원60전까지 올라 근래 보기 드물게 장중 기준환율대비 3원 가까이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시장에 개입, 환율급등세를 진정시키기도 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한국물 증권가격이 일제히 하락, 기아사태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조흥은행이 발행한 주식예탁증서(DR)가 런던증시에서 15일 7.3달러에서 6.15달러로 급락했고 삼성전자 DR도 이날 59.75달러에서 59달러로 떨어졌으며 현대자동차, 포항제철, 이동통신, 국민은행 등이 발행한 DR가격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같은 분위기는 국내 금융기관들이 해외차입에 앞으로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임을 예고해주는 것이다.<김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