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인수전 고배 현대차 경영전략 궤도수정

건설편입 고려해 세운 경영전략 수정 불가피 연말 인사 후폭풍 가능성에 벌써부터 ‘냉기운’ ‘경영전략을 수정하라.’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현대차그룹에 떨어진 특명이다. 5조원 이상을 써낼 만큼 욕심을 부렸던 현대건설 인수가 좌절되면서 경영전략을 급히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예상하지 못한 패배를 당한 현대차그룹은 당장 현대건설의 계열 편입을 염두에 두고 경영전략 및 목표를 설정했던 현대차 계열사들의 궤도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내년 경영전략과 목표를 수정하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현대건설의 그룹 편입을 가정하고 내년 경영전략과 목표를 설정한 계열사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건설사로 직접적인 인수 효과를 기대했던 현대엠코의 경우 현대건설 본사로의 사옥이전까지 검토했으나 이를 백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몇몇 계열사도 내년 매출 목표를 다시 세우고 있다. 그룹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로 추가될 예상 매출을 내년 경영 목표치에 포함시켰다”며 “이를 다시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목적이 미래 성장 동력이었던 만큼 이를 대체할 사업을 찾는 것도 과제로 남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주력 계열사들이 대부분 자동차 제조와 직접 관련된 기업으로 자동차 산업의 부침에 따라 경영 실적이 좌지우지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건설 인수에 뛰어들었다. 따라서 현대엠코의 엔지니어링 기능 강화 또는 다른 소규모 인수합병(M&A) 시도 등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현대건설 인수의 효과를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완성하려 했던 ‘에코 밸류 체인(Eco Value Chain:전기차ㆍ철도-친환경 철강사업-원전 및 친환경 빌딩)’의 미래 구상도 물건너 가게 됐다. 이렇게 현대차그룹이 그렸던 장단기적인 밑그림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일각에서는 올 연말 인사도 ‘문책성’성격이 짙지 않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몽구 회장은 크고 굵직한 사안을 거칠 때마다 인사를 통해 분위기를 쇄신해 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현대건설 인수전의 기획과 실무를 맡았던 10여명의 임원들에 대한 인사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정기인사 패턴을 감안했을 때 그룹 차원의 중대한 시도에 대한 실패 책임을 누군가는 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에 성공했다면 이번 정기인사가 적체해소 등 자축의 성격이 강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현대차그룹 임직원들이 연말에 느낄 체감기온은 더욱 차갑지 않겠냐”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M&A관련 임원들이 그룹 기획 및 재무 부문의 주요 인력이라는 점에서 인사 예측이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룹 관계자는 “M&A를 맡았던 임원들에 대한 정 회장의 신망이 두텁기 때문에 이번 인사를 속단할 수 없다“며 “현대건설 인수가 완전히 마무리되는 내년 초까지 인사가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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