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30년물 국고채 첫 발행… 수요 몰려 20년물과 금리 역전

유통물량 적은데 개인·기관투자자 큰 관심<br>발행금리보다 0.06%P 떨어져 3.02% 기록


"30년 만기 국고채 발행은 한국의 재정건전성과 경제발전을 보여주는 확실한 징표입니다. 이는 한국 국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지속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요리스 디역스 BNP파리바은행 한국대표는 11일 한국거래소 여의도사옥에서 열린 30년 만기 국고채 발행 기념행사에 참석해 초장기물 국채의 성공적인 발행을 축하했다. BNP파리바는 30년물 국채 최초 발행의 인수단으로 참여했고 그 외 하나은행ㆍ삼성증권ㆍ대우증권ㆍ동양증권ㆍSK증권 등 6개사가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강만수 KDB산업은행금융그룹 회장,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비롯해 기관투자가와 국고채전문딜러(PD) 등 100여명이 참석해 초장기물 국채 발행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이 같은 높은 열기를 반영하듯 국고채 30년물의 출발도 양호했다. 4,060억원이 상장된 이날 총 6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거래대금은 988억2,000만원이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래 첫날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며 "발행 물량이 적어 거래 활성화를 돕기 위한 호가제시 등 시장조성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에 국고채 30년물은 거래 첫날 유통수익률은 발행금리(3.08%)보다 0.06%포인트 떨어진 3.02%를 기록했다. 이는 국고채 10년물(3.01%)과 맞먹는 수준이고 국고채 20년물(3.05%)보다 0.03%포인트 낮다. 유통시장에서 국고채 30년물의 수익률이 20년물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지만 국고채 30년물에 대한 수요가 몰리며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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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30년물이 발행 초기라 유통물량이 적은 반면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지며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유직열 SNI강남파이낸스센터 지점장은 "고액자산가들이 국고채 30년물에 대한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번 발행 물량이 투자자들의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할 정도"라고 말했다.

국고채 30년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이처럼 높아진 것은 저금리 시대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다. 유 지점장은 "만기가 길수록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자본이득의 폭이 커진다"며 "최근 20년이나 10년 만기보다 30년 만기 국고채에 대한 인기가 높은 것도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기준이 기존 연간 4,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아져 절세효과를 기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10년 이상 장기채에 투자할 경우 최고 41.8%의 금융소득세를 33%까지 낮출 수 있다.

국고채 30년물의 장단기 수익률 역전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까지 수요에 비해 유통물량이 적은 데서 오는 수급 불균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동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저금리가 이어지기는 하겠지만 현재 국고채 30년물의 수익률은 과도하게 낮은 수준으로 현재 수익률로 볼 때 투자 매력은 거의 없다"며 "절대 규모가 적다 보니 초기에 이를 확보하려는 은행이나 증권사 PB 물량이 몰린 데 따른 수급효과"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11월부터 발행물량에 대한 경쟁입찰이 이뤄지고 유통물량도 늘어나면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도 점차 해소될 것"이라며 "최소 국고채 20년물보다 0.1%포인트는 높은 수준이 국고채 30년물의 정상적인 금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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