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역생단/서상록 중소기업연 부원장(로터리)

여름의 풍물시, 호박의 다수확요령은 맹랑하도록 간단하다. 넝쿨이 2m쯤 자랐을 무렵 바로 뿌리위의 넝쿨을 잡아 당겨주면 된다. 단, 잔뿌리가 우두둑 소리를 내면서 다 끊어지도록 당겨야 한다. 이것만으로 호박은 2∼4배의 열매를 맺는다. 금붕어는 붕어의 개량종이다. 고생 고생하며 스스로 먹이를 찾는 붕어는 한 마리가 보통 1만개의 알을 낳는다. 그러나 할 일 없는 부영속에서 사람이 주는 먹이를 먹는 금붕어는 붕어의 3분의 1 밖에 알을 못 낳는다.젖소에서 새끼를 많이 낳게 하려고 비싼 배합사료를 푸대째 사다 부지런히 먹이면 살은 통통하게 찌지만 몇 달이 가도 새끼를 배지 않는다. 사료값을 못당해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풀밭에 내몰아 버리면 여위면서도 어느새 배는 불러온다. 태평양전쟁의 패잔병으로 괌섬에 홀로 남아 28년동안 로빈슨 크루소같은 원시 생활을 한 요코이 쇼이치(횡정장일)는 빵나무나, 개구리, 뱀에 의존하여 하루에 1천 칼로리 안팎으로 연명했다 한다. 그는 요즘 영양학으로 보면 당연히 영양실조가 되어 살지 못했어야 한다. 그러나 권위있는 의료센터에서 검사한 그의 몸은 완벽하게 정상이었으며 내장이나 혈관등은 실제 나이보다 15세나 젊어졌다고 한다. 식물, 동물, 인간 할 것 없이 모든 생물은 역경에 처하여 생존을 위협받을 때 더욱 생명력이 강해진다. 생물계의 불가사의다. 도가, 특히 선도를 하는 사람은 역경을 중시한다. 역경의 선도수행에서 얻어지는 불가사의한 힘을 단이라 한다. 단이란 인간의 자연치유력의 덩어리 또는 생명력이며 초능력이기도 하다. 신선의 불로장생이니 회춘이니 하는 것은 단의 힘에 의하여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것이 역생단의 사상이다. 이 말은 도가의 「순은 사람을 낳고 역은 단을 낳는다」(순생인 역생단)는 귀절의 일부이다. 통속적으로 풀어보면, 성행위를 보통 방법으로 하면 그저 아이가 생길 뿐이지만 선도방식으로 하면, 만병을 고치는 약, 단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지금 우리경제는 경기급랭, 노사의 정면대립, 감원 선풍 등으로 역경을 극하고 있다. 사용자는 불경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고, 피용자는 고용과 해고의 림계선상에서 피를 말리고 있다. 노사 모두에게 금년에는 「역생단」을 화두로 삼아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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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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