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폐기 초기단계의 이행을 낙관적으로 본다. (한국의) 필요와 우선순위에 따라 최적화된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2일 북핵 등 국제적 난제에 봉착해 있는 한반도 상황에 대해 긍정적 전망과 함께 적극적 협력 의사를 표명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IAEA 기술협력 50주년 기념 국제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지난 50년간 한국은 IAEA의 강력하고 소중한 조력자”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야심차게 원자력을 추진하는 국가 중 하나”라며 특히 “비확산 측면에서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으로서 핵 관련 모든 안전 및 안보 협약에 서명했으며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분야에서도 다른 국가를 돕는 일에서 지역 및 세계적 리더로 앞장서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번주 말 진행될 북한의 핵폐기 첫 단계에 대해 “이미 북한과 모든 절차에 대한 합의가 끝난 상태여서 원활히 마무리될 것으로 낙관한다”며 “영변 등 5개 핵시설 가동 중단과 이를 감시할 장비 설치 등이 한달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지만 이후 절차는 6자회담에서 다시 논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후에 필요한 절차로 “북한은 보유 중인 핵물질 목록 전부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이 문제는 시간이 걸리는 작업인 만큼 6자회담을 통해 차근차근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보유 의혹과 관련, 엘바라데이 총장은 “HEU 문제는 단계적인 것으로 본다”며 “2단계에서 북한이 신고하는 핵 프로그램 목록이 정확하고 완전한지 검증해야 하는데 그 작업은 북한이 우리에게 얼마나 투명하게 개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그러나 대북 경수로 제공에 대한 미국 일각의 우려에 대해 “경수로가 됐건 다른 원자로가 됐건 간에 중요한 것은 충분한 검증이 이뤄지는지 여부”라고 밝혀 평화적 핵사용 여부에 대한 검증만 보장된다면 대북 경수로 제공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