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길은 막혀도 설레는 ‘귀성’

3,900만 `민족 대이동`이 시작됐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오전부터 서울역을 비롯한 기차역, 고속버스터미널, 공항, 선착장 등은 고향 가는 길을 재촉하는 귀성객들로 하루종일 북적 였으며, 고속도로와 국도도 이날 오후부터 정체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직장이 20일 단축근무를 실시, 오후들어 차들이 한꺼번에 고속도로로 몰리면서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께부터 귀성차량이 갑자기 늘어나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한남대교부근부터 정체가 시작됐다. 경부고속도로는 부산방향으로 양재~입장휴게소 59㎞, 신탄진~대전 10㎞, 석계~양산 4㎞구간 등에서 극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중부고속도로는 남이 방향으로 이천휴게소~일죽 18㎞, 하남~중부1터널 5.8㎞ 구간에서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고 제2중부고속도로도 이천휴게소~마장분기점 5.6㎞, 산곡분기점~하번천터털 부근 9.5㎞ 구간에서 거북이 운행중이다. 서해안고속도로는 목포방향으로 목감~비봉 21㎞ 구간과 당진~남당진 6㎞구간에서 교통량 증가로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귀성차량에 스키장 인파까지 겹친 영동고속도로도 강릉방향으로 서창~안산분기점 17.4㎞ 구간과 군포~신갈 18㎞ 구간 등이 정체를 빚고 있다. 도로공사는 이날 하루만 서울과 수도권을 빠져나가는 차가 31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으며 21일 오전 8시~오전 11시대에 귀성길 정체가 가장 극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차역과 버스터미널, 공항도 이날 아침부터 고향을 찾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은 귀성길을 서두르는 시민들로 매표소에 줄을 길게 늘어서는 등 아침 일찍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터미널 관계자는 “오늘 하루 4만5,000~5만명이 고속버스를 이용할 것”이라며 “오늘 84%의 예매율을 보이고 있지만 곧 매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광주로 가는 이인호(30ㆍ서울 광진구 자양동)씨는 “길이 막히면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부모님을 뵐 생각에 마음은 벌써 고향에 가 있다”며 “자가용이 있긴 하지만 버스가 빠를 것 같아 자가용을 놓고 왔다”고 말했다. 서울역은 이날 하루 좌석표가 일찌감치 매진됐고 임시열차 60편을 추가투입했지만 이들 좌석 역시 입석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매진됐다. 역 매표소 앞에는 반환된 표라도 뒤늦게 구하려는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고 설빔을 곱게 차려 입은 어린이들은 부모의 손을 잡고 기차에 올랐다. 전북 부안이 고향인 김춘식(45ㆍ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씨는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고향에 가는데 가는 길이 고생스럽지만 언제나 고향가는 길은 설렌다”고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공항도 붐비기는 마찬가지였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오늘과 내일 김포~부산, 김포~광주행 비행기가 모두 예매가 끝났다”며 “인천에서 부산으로 가는 비행기도 5석정도 남아있지만 곧 만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아침 각 항공사에는 표 예매상황을 묻는 전화가 폭주하기도 했다. 연안 여객선 역시 평소보다 880회 늘려 운항되지만 지난해보다 늘어난 귀성객들로 선착장이 하루종일 붐볐다. <홍준석기자 jsh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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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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