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감세 등 정책기조 싸고 큰 시각차

당청, 한나라 새 지도부 구성후 첫 조찬회동<br>靑, 쇄신 바람속 '정책 좌클릭' 움직임에 일침<br>黃 "경제 발전에도 국민 수혜 별로 없어" 쓴소리<br>MB-박근혜 면담 靑 "이르면 내주중"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오전 한나라당 대표 권한대행인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와 조찬 간담회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황 원내대표, 이 대통령, 정 위원장. /왕태석기자

한나라당 지도부가 새로 구성된 뒤 처음으로 당청이 조찬회동을 했으나 정책기조에 대해 적지 않은 시각차를 드러냈다. 당은 "경제발전에도 불구하고 국민에게 돌아오는 게 별로 없다"며 청와대를 우회 비판한 반면 청와대는 "당이 중심을 잡고 일관적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맞섰다. 당청은 다만 자유무역협정(FTA)을 오는 6월 임시국회에 상정하기로 하는 등 현안에 대해 접점을 모색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대표 권한대행),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 등 신임 지도부와 조찬회동을 갖고 "야당이 공격하더라도 한나라당이 중심을 잡고 일관된 정책을 추진해나가면 지지도도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배은희 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는 4ㆍ27 재보선 패배 이후 쇄신바람 속에 당 지도부와 소장파를 중심으로 추가 감세 철회, 전월세 부분적 상한제 등의 쇄신요구가 쏟아지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회동 모두발언에서 이같이 말했다는 점에서 작심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당도 청와대에 대해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황 원내대표는 "우리나라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도 개최하고 7대 무역수출국이 되는 등 국민의 기대감이 크다"면서도 "그렇지만 개인에게 별로 돌아오는 게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은 등록금 문제 등 서민경제에 대해 중점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면서 당정협조를 강조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정부가 정책발표 전에 당정협의를 같이 하면서 진행했으면 좋겠다"며 "감세의총은 30일에 연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당정 간 협조가 잘돼야 한다"고 수긍했다. 이처럼 뼈가 담긴 말을 주고받으면서도 청와대와 당 지도부는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를 나타냈다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회동 이후 브리핑에서 배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한나라당이 야당 주장을 따라가는 것보다 한나라당대로 중심을 잡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가 곧바로 "'야당 주장을 따라가는 것'이라는 말은 없었다"고 정정하는 등 발언 수위를 조절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야당을 따라가지 말라'는 것은 당이 정체성이나 일관성을 버리고 엉뚱한 방향으로 왔다갔다하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당청은 이날 국정현안에 대한 조율도 시도했다. 우선 한미 FTA를 처리하자는 데 합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6월 국회 외통위에서 상정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으며 상정은 처리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서는 "법대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처리해야 한다(이 대통령)" "악질 대주주와 비호세력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고 합의했다. 주한미군 고엽제 매설 의혹에 대해서도 당정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챙기기로 했다. 한편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간 면담이 이르면 다음주께 이뤄진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협의해서 이르면 다음주에 만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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