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남미전역 금융위기 확산

불투명한 경제전망·불아한 정정등 영향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가 브라질, 우루과이, 페루, 베네수엘라 등 남미 전역으로 번지면서 각국 통화가치가 급락, 달러 약세와 함께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특히 남미 금융시장의 위기는 단발성 악재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불투명한 경제 및 불안한 정정 등 구조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해법 모색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헤알화 등 각국 통화가치 급락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긴급 자금 지원 등 진화 노력으로 잠시 안정세를 찾았던 브라질의 헤알화는 20일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신용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재차 하락 곡선을 그렸다. 이와 관련, 무디스는 이날 투자심리 악화로 브라질의 외화표시 채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헤알화는 전일보다 1.35% 하락한 달러 당 2.753헤알을 기록했다. 우루과이의 페소화 역시 이날 장 중 한 때 달러 당 24페소를 기록하는 등 30% 가까운 하락세를 보인 끝에 전일보다 1.4페소 하락한 19.00페소에 장을 마감했다. 우루과이는 아르헨티나의 위기가 자국 경제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실상의 평가절하 조치인 자유변동환율제 채택을 21일 전격 발표했지만 하락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 시장의 위기 의식을 증폭시키고 있다. 또한 페루의 졸(sol)화는 국영전력회사 매각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 여파로 전일보다 0.3% 하락했다. ▶ 구조적 요인으로 해법모색 난항 남미 금융시장의 위기는 불투명한 경제, 불안한 정정 등 보다 본질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은 올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대비 0.73% 감소하는 등 경제 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데다 오는 10월 대선에서 좌파 정권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져 해외 투자자들의 이탈이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브라질의 국채 금리는 19.02%까지 폭등하는 등 3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루과이 경제 역시 구조적인 위기에 빠져 있는 상태다. 우루과이는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3.1%를 기록했으며, 올해 역시 관광수입 급감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고 있다. 이밖에 페루는 국영전력회사 매각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와 공공교통노조의 파업으로 홍역을 앓고 있으며,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내전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자들이 이 같은 상황을 이유로 대대적인 자금회수에 나설 경우 남미는 물론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확산돼 세계 경제를 다시 침체에 빠뜨릴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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