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2월24일] 존스홉킨스

존스홉킨스. 미국 유수의 사립대학이다. 세계 최고의 병원시설과 의료진을 갖춘 의과대학이 특히 유명하다. 미국 병원 랭킹 1위를 15년째 지키는 이 병원에는 세계 각국의 환자가 돈을 싸 들고 몰려온다. 명성의 시발점은 자선. 1873년 12월24일 사망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의 사업가 존스 홉킨스의 유언에서 비롯됐다. 그가 남긴 유산은 700만달러. 물자와 자본이 귀한 당시로서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잡화점과 철도사업으로 평생 모은 돈을 교육사업에 넘긴 것은 공부에 대한 한이 있었기 때문. 퀘이커교(인종차별ㆍ노예제도ㆍ전쟁ㆍ십일조헌금을 반대한 기독교 교파)를 신봉했던 부친이 1807년 농장의 흑인 노예들을 풀어준 후 12세 때부터 담배 농장에서 일하느라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어린 시절의 아픔이 당시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자선을 낳았다. 그의 기부 행위는 카네기와 록펠러로 이어지며 ‘기부문화’라는 미국 시민사회의 특성으로 굳어졌다. 홉킨스가 유언을 남긴 지 16년 후 첫 선을 보인 존스홉킨스 대학과 병원이 내건 모토는 연구중심 대학.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대학병원이 배출한 노벨 의학상 수상자만 30명에 이른다. 미국에는 무수히 많은 존스 홉킨스가 있다. 밴더빌트와 코넬ㆍ듀크ㆍ툴레인ㆍ스탠퍼드 같은 부자들의 기부로 설립된 대학들은 19세기 후반 이후 미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한국은 어떨까. 사학법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구세군 자선냄비는 뒷전이다. 존스홉킨스 대학병원이 중국과 일본 시장을 노리고 추진했던 송도 또는 영종도 분원 설립방안도 주춤거린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기득권 상실을 우려한 의료계의 반대 때문이다. 의료 허브 구상도 물거품 직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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