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나 직장인들은 여객선 사고소식을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시시각각 접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구조소식에는 박수를, 사망소식에는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점심을 하러 나온 직장인들이 방송을 통해 쏟아지는 사고소식을 보느라 숟가락을 제대로 들지 못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특히 이번 사고의 피해자 대부분 고등학생이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걱정과 충격은 더욱 컸다.
직장인 강모씨는 "아침에 출근해서부터 지금까지 인터넷과 사무실 TV를 통해 사고소식을 접하고 있다"며 "구조작업이 계속 진행 중인데 학생들이 무사히 구조됐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말했다. 대학생인 이모씨는 "안산 단원고는 조카가 갈 뻔던 학교라 그런지 남 일같지 않다"며 "처음 배를 타본 학생들이 많이 설???텐데 그 감정이 순식간에 공포로 변했을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라고 토로했다.
한때 '전원이 무사히 구조됐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시민들이 안도했지만 곧바로 사망자 소식이 들려오고 배 안에 293명이 갇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시 슬픔에 잠기는 모습이다. 주부 황모씨는 "처음에 전원 구조됐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을 놓았는데 갑자기 사망한 학생이 나왔다고 하고 실종자도 293명이나 된다는 소식에 혼란스럽고 걱정된다"고 말했다.
올 들어서만 경주 체육관 붕괴에 이어 여객선 침몰사고 등 대형 재난사고가 터졌다는 점에서 정부의 안전대책이 겉도는 게 아니냐며 시민들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 40대 김모씨는 "경주 사고가 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대형사고가 나다니 믿을 수가 없다"며 "정부는 매번 재난 안전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해왔는데 대체 어디다 투자를 했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직장인 송모씨 역시 "아직도 이런 후진국적 대형참사가 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안전사고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방증"이라며 "어린아이들 하나 지켜주지 못하는 국가에 내는 세금이 아깝다"고 분노했다.
이번 학생 참사 역시 수학여행으로 인한 사고였다는 점에서 교육당국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2000년 18명의 사망자와 97명의 부상자를 낸 부산 부일외고 수학여행 참사, 관광버스 추락사고로 5명의 학생이 숨졌던 2007년 전남 순천 매산중학교 사고, 학생 2명이 숨지고 40여명이 중경상을 입은 전남 순천 효천고 수학여행 사고 등 매년 크고 작은 수학여행 사고가 잇따르는 데 대해 교육당국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인 정모씨는 "올해만 해도 경남에서 수학여행 차량이 충돌해 학생들이 크게 다칠 뻔한 사고가 있는 등 수학여행 관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교육당국의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교육청은 개별 학교가 수학여행을 가는지 여부는 파악하고 있지만 교통편이 무엇인지는 사후에 보고를 받기 때문에 이번 사고에도 정보가 깜깜해 비난의 대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