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38년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삼성그룹 창업자인 고 이병철 전 회장이 대구에서 '삼성상회'라는 간판을 내걸면서부터다. 그 당시 삼성은 한자로 '三星'을 사용했다.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세 개의 별'이지만 한문 로고에는 다른 뜻이 숨겨져 있었다. 삼성 측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이 로고에 '크고 강력하고 영원하라'는 염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한자 로고는 1965년에 바뀐다. 둥그런 로고와 두남체로 그린 그룹 마크가 나오게 된다. 현재는 기억 속으로 사라진 로고지만 그 당시에는 삼성그룹 전체를 상징하는 마크로 사용됐다. 그 이후 각 계열사별로 독자적인 CI가 나오게 된다. 이때 나온 게 왼쪽에 별 세 개가 있고 오른쪽에 영문(SAMSUNG)이나 한글(삼성전자)이 새겨진 로고다. 삼성전자는 당시 이 로고를 달고 시장을 개척해나갔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 계열사들이 해외에 활발하게 진출하면서 일관되고 글로벌 감각을 갖춘 신마크와 로고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1991년 삼성 비서실, 제일기획, 삼성경제연구소 등이 주축이 된 '그룹 CI 추진팀'이 발족된다. 당시 그룹 CI 추진팀에서 활동했던 한 관계자는 "한번 세계적인 기업이 돼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통일된 로고가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팀이 만들어지게 됐다"고 회고했다. 현재는 소니로 잘 알려졌지만 실제 소니의 전신은 1946년에 설립된 도쿄통신공업이었다. 글로벌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1958년에 사명을 소니로 바꾼 것이다. 삼성 입장에서도 글로벌 브랜드에 걸맞은 새로운 CI가 필요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탄생한 것이 현재의 푸른 바탕의 삼성 로고다. 평범해 보이지만 이 로고에는 영문자를 중심으로 ▦세계 제일주의 ▦기술주의 ▦고객중시 ▦혁신 ▦사회에 대한 책임 등 5가지 핵심가치가 함축돼 있다. 특히 영문 로고 S와 G자의 터진 디자인 처리는 내외부의 기운이 통하면서 세계와 호흡하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CI 교체 이후 2002년 삼성은 '우리의 대표 브랜드'라는 국내 광고 콘셉트를 진행했는데 이 이면에는 브랜드의 중요성을 국가뿐 아니라 기업에 인식시키기 위한 의도가 내포돼 있었다. 삼성은 또 브랜드 육성을 위해 '삼성 밸류업 마스터' 모델도 2001년 개발했다. 이는 소비자 조사를 통해 삼성 브랜드 가치를 평가하는 모델로 현재의 삼성 브랜드가 성장하는 데 적잖은 공헌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