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 심화로 글로벌 경기부진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최근 단 열흘 만에 국내 상장사 10곳 가운데 4곳의 3ㆍ4분기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일부 기업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30% 이상이나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글로벌 재정위기로 경기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기업실적은 앞으로 더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12일 서울경제신문이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상장사 131곳 중 52곳(39.7%)의 올 3ㆍ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증시급락 직전인 1일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재정위기가 본격화된 지 불과 열흘 만에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의 이익 전망치가 떨어진 것이다. 반면 이익 전망치가 늘어난 곳은 이들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4곳(18.32%)에 불과했다. 영업이익 규모도 상당 수준 떨어졌다. 실제로 이달 1일만 해도 이들 131곳의 3ㆍ4분기 전체 영업이익 추산치는 30조4,678억원에 달했으나 11일에는 이보다 4,996억원 떨어진 29조9,68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한달 전인 지난달 11일(32조299억원)보다는 2조원 이상 곤두박질했다. 일부 기업의 경우 영업이익 규모가 3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이 열흘 전에 비해 무려 36.28%나 하향 수정되는 등 두 자릿수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도 8곳이나 됐고 삼성전자ㆍ기아차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 수출업종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 기업들의 수익도 당초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글로벌 투자ㆍ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기업들의 수익전망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재정위기와 이에 따른 긴축으로 실물경기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이 경우 기업들의 수익은 앞으로 더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증권사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기준으로 증권사 3곳 이상의 예상치가 존재하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상장사를 대상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