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빈 검찰총장은 19일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권을 적극 행사하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총장은지휘가 내려와도 비합리적인 부분까지 승복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천 장관 발언과 관련한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장관은 총장을 통해서만 지휘를 할 수 있도록 검찰청법에 나와있다. 장관도 검찰을 지키고,총장도 외부압력을 지키는 게 임무"라고 언급했다.
천 장관은 18일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적정하고 단호한 검찰권 행사를 위한 지휘ㆍ감독 차원에서 필요하다면 구체적인 사건에도 지휘권을 행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의 이날 발언은 정당한 지휘는 수긍하되 천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바탕으로 부당한 지휘를 내린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원칙론을 밝힌 것으로해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예상치 못한 천 장관의 발언에 대해 김 총장이 느꼈던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김 총장은 대상그룹 임창욱 명예회장 비자금 사건 봐주기 수사논란과 관련,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1차 수사진 인사상 불이익 권고 조치에 대해서는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김총장은 "검찰을 격려하는 의미로 알아듣겠다. 잘 아시겠지만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감찰위원조차도 수사에 큰 하자가 있었다는 말은 없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천 장관의 전날 발언이 검찰 내부에서 미묘한 파문을 일으키자 서둘러진화에 나섰다.
한명관 법무부 홍보관리관은 천 장관의 발언에 대해 "검찰이 대상 사건처럼 합리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그릇된 결정을 내리면 법에 따라 구체적 수사지휘를 통해서라도 막겠다는 것이지 모든 구체적 사건에 부당하게 개입하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장관이 구체적 사건을 직접 지휘하는 건 법에 어긋나고 검찰총장을 통해지휘하도록 돼 있다. 검찰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미리 보고받는 것은 절대 아니며좀 더 세심히 주의를 기울여 사건을 살펴보고 합리적 결정 시스템을 만들자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광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