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상장사들 국내 개인투자자 홀대

공정공시 위반가능성..대책시급

한국의 간판급 상장사들이 국내 개인투자자들을배제하는 기업설명회, 애널리스트와의 폐쇄적 간담회, 외국 기관투자가의 비밀 면담등을 실시하면서 관련 내용을 전혀 공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상장사가 공정공시제도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을 뿐아니라 주주중심 경영을 외치는 상장사들이 지나치게 개인 투자자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무시당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 13일 증권거래소와 상장사들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8일 1박2일 일정으로 제주 신라호텔에서 애널리트들과의 기업설명회(IR)를 가졌고 한국전력도 지난 8일 오후 5시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관투자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IR를 개최했다. 이들 상장사가 가진 행사에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완전히 배제됐으며 행사 과정에서 최고경영자 등이 밝힌 내용들은 사전에도, 사후에도 전혀 공시되지 않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매년 애널리스트들과 함께 하는 `친교행사'를 지난주말에 1박2일로 가졌다"면서 "개발지휘를 맡고 있는 상무가 인공지능 휴대전화 추진에 대해설명했으며 최고경영자는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배당성향,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사업 중복투자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 밝힌 내용 가운데 정확한 수치 등 공정공시대상이 없어서 공시를 하지 않았다"면서 "회사측이 개인투자자들을 위해 일일이 공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6일 기업설명회 개최를 안내하는 사전공시를 통해 참가대상을`기관투자가, 애널리스트, 언론'으로 못박았으며 주요 설명내용은 `경영 및 재무현황, 전력산업 구조개편 및 해외사업 추진 등 경영전략, 경영혁신 및 주주이익 증진방안 등'이라고 명시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에 개인 투자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IR행사장에 배포된 자료가 있고 질의응답도 진행됐으나 새로운 내용이 없어 공정공시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9월14일에는 삼성전자, 현대차, SK, 신한지주의 최고 경영진들이 신라호텔로 캐피탈그룹 관계자들을 찾아가 경영설명회를 가졌으나 개인투자자들을 위해 관련 내용을 공시한 상장사는 1개사도 없어 공정공시 위반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 "공정공시 위반 가능성 크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외국인 투자자, 기관투자가, 애널리스트 등 특정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를 녹취하고 이를 제대로 분석한다면 공정공시 위반이 확인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증권거래소 규정상 공정공시 대상에는 매출액.영업손익.경상손익.당기순손익 등영업실적 예상치 뿐아니라 영업활동 및 기업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신규사업 추진,신시장 개척, 주력업종 변경, 회사조직 변경, 신제품 생산, 전략적 제휴, 신기술 개발, 기존 사업 변경 등도 포함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들, 기관투자가, 외국인 투자자 등 증권투자의 최고 전문가들이 몇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질의응답 시간에 이미 발표된 내용을묻고, 상장사 CEO는 이미 발표된 내용을 다시 답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질의응답 내용은 주가에 단기적, 또는 중장기적으로 민감한 내용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상장사들이 공정공시를 위반하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크다"면서 "증권거래소는 개인투자자들을 무시하는 상장사들에 대해 엄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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