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는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새 ‘병법’이 등장하고 있다.
사학법 재개정을 제외한 다른 법안 처리에 반대, 본회의 표결 저지에 나섰던 한나라당은 그동안 정치권에서 보기 힘들었던 ‘신종 병법’을 선보였다. 1일 밤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회의장 공관의 담을 넘었다. 김원기 의장의 사회권을 제압하기 위해서다. ‘월담’에 참여한 공관 점거조 30여명 가운데엔 여성 의원들도 포함돼 있다.
다음날인 2일 국회 본회의장에 미리 들어왔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본회의 개회가 선언되자 일제히 퇴장, 의장석 주변을 지키던 여당 의원들이 각기 자신의 자리로 돌아오는 순간을 노렸다. 또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방어에 나서느라 자리를 비운 여당 의원들의 의석을 차지하고선 여당의 전자투표를 개별 방해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공관을 점거해도 이렇게 내실로 들어온 경우는 처음”이라며 노발대발이었고, 일부 여당 의원들은 “내 자리에서 비켜라”며 ‘변칙 방해’에 항의하기도 했다.
김 의장을 대신해 사회를 봤던 김덕규 부의장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경호’도 눈에 띈다. 김 부의장은 1일부터 귀가하지 않고 국회 부의장실 주변에 기거한 것으로만 전해졌다. 여당 당직자 등은 부의장실 주변을 지켰다.
반면 여야 의원들이 국회 의장석과 본회의장 진입 등을 두고 멱살을 잡고 몸싸움 한 것은 지금까지 국회 충돌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