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 3월 10일] <1640> 5,048.62포인트


꼭 10년 전 이맘때, 미국 주식시장에서 즐거운 비명이 터졌다. 나스닥지수 급등 때문이다. 3월9월 5,046.86포인트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000고지를 돌파한 나스닥지수는 경계심리를 뚫고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10일 마감 지수가 5,048.62포인트. 한국에서도 이날 코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인 2,834.40포인트를 찍었다. 시장에서는 찬가가 울렸다. 그럴 만했다. 경기와 증시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0개월 동안 7차례에 걸쳐 연방기준금리를 연 4.75%에서 6.5%로 끌어올리는 긴축상황에서도 지수가 오히려 두 배 이상 올랐으니까. '신경제'의 힘으로 연말까지 6,000대 안착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쏟아졌다. 경계론도 없지 않았다. 폴 크루그먼 MIT대 교수(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는 '나스닥 열풍과 폰지 사기'라는 칼럼에서 '미국의 기술주 시장이 주인공 없는 거대한 사기극에 빠졌다'며 '매우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루그먼의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다. 5,000포인트 선이 불과 이틀 만에 무너지고 연말 주가는 6,000포인트는커녕 최고점 대비 반토막이라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2002년 10월에는 1,114.11포인트까지 하락해 1,000 포인트마저 붕괴될 것이라는 공포감이 퍼졌다. 7년간의 긴 회복기간을 거쳤다는 나스닥지수는 요즘도 2,300포인트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이 겪은 폭락은 더욱 가혹하다. 2000년에는 최고점 대비 6분의1의 손해를 입었다. 코스피지수는 요새도 10년 전보다 8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과거의 영광이 다시 올까. 획기적인 신발명이 없는 한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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