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발이 묶이다 못해 트랙에서 이탈할 판국인데 일본 도요타는 ‘1위 골인’을 외치며 결승선을 향해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현대차의 한 고위관계자) 최근 현대차가 검찰 수사 등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실추와 환율 등 경영악재로 삐걱거리는 사이 일본 도요타의 질주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현대차는 “이대로 가다가는 글로벌 톱5의 꿈을 접는 것은 물론 영원한 2류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에 휩싸인 반면 도요타는 “오는 2010년이면 GM을 제치고 세계 1위에 등극할 것”이라며 가속페달에 잔뜩 힘을 주고 있다. 도요타는 실제로 지난달 미국시장에서 총 21만9,965대의 차를 팔아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 판매기록을 올렸다. 미국에서의 전체 판매 순위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다임러크라이슬러(19만95대)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말 그대로 거침없는 질주다. 그만큼 양 사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기만 한다. 일본 언론들은 도요타의 이 같은 기세에 발맞춰 “2010년에는 총 1,030만대를 팔아 GM을 제치고 확고한 정상을 차지할 것”이라며 기염을 토했다. 도요타는 이를 발판 삼아 이미 ‘1,000만대 판매’ 목표를 세우고 중국 등 아시아와 북미ㆍ유럽 등 해외 생산시설을 대폭 확충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도요타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현대차의 안방인 인도 저가 자동차시장 등을 겨냥한 전략차종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자사가 생산하는 최저가 모델보다 10만엔 이상 가격이 낮은 80만엔대의 1,000㏄급 소형 승용차를 개발해 2010년께 인도시장에서 먼저 출시한 뒤 판매지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일자로 보도했다. 현재 도요타가 생산하는 승용차 중 가장 싼 차는 다이하쓰와 공동개발한 소형 ‘팟소’로 일본 국내에서 대당 94만5,000엔에 시판되고 있어 파격적 가격의 새 모델이 이머징마켓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시장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도요타의 이번 ‘신모델’ 구상은 이머징마켓에서 저가 모델을 앞세운 현대차와 스즈키 등에 밀려 고전을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인도의 경우 현대차와 스즈키 등 저가 모델을 앞세운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경우 정몽구 회장의 구속수감 이후 신차 개발이 ‘올스톱’ 상태여서 도요타 등의 이머징마켓 확대 전략이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요타는 세계 자동차업계를 의식, 표정관리에도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 회장은 최근 “일본이 자동차에서 독자 발명한 것은 거울을 집어넣는 장치 정도”라며 “일본차들이 잘난 척하지만 남 흉내나 내는 게 고작”이라며 스스로를 잔뜩 낮추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