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세력이 찌그러지다

제4보(43∼60)



강동윤은 군살 하나 없는 매끈한 얼굴이다. 키는 큰 편인데 바싹 야위었다. 체력이 조금 달리는 편이다. 고근태는 언제나 눈 근처가 부석부석해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투사 같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고근태의 바둑은 투사형이라고 하기 보다는 상당히 조직적입니다. 보무당당하게 진군하는 전차부대 같아요."(윤현석9단) 흑43이 별로 좋지 않았다고 강동윤은 자책했다. 이 수는 백52의 자리에 물러서야 했다. 참고도1의 흑1이 그것인데 만약 백이 2로 기어나오면 흑5로 쳐들어가는 멋진 수단이 있다. 백6에는 흑7로 젖히는 것이 묘수. 백은 8로 먹여치지 않을 수 없는데 백은 A로 모는 패를 할 수도 없으므로 두 집 내고 살기에 급급해야 한다. 실전은 흑43으로 두었기 때문에 백52와 56이 선수로 활용되었고 흑의 세력은 볼품없이 찌그러지고 말았다. 한껏 기분이 좋아진 고근태는 백60으로 씌워 좌변 흑 두 점에 대한 공격을 서둘렀는데 이 수가 다소 성급했다. 참고도2의 백1로 올라서는 것이 급선무였다. 흑이 2로 뛰어나오면 그때 비로소 3으로 씌우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었다는 것이 강동윤의 해설이었다. 이 부근의 공방 수순을 놓고 검토실에서는 다양한 변화도가 그려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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