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생산기반기술 경기대회] 최갑홍 기술표준원 원장

인력양성·신기술개발 필수… 범국가적 지원체계도 절실


우리나라는 급속한 산업화를 통해 지난 1995년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어 현재 2만달러를 목전에 둔 세계 12위의 경제강국으로 부상했다. 그동안 전통 제조업을 토대로 조선(1위), 반도체(3위), 자동차(5위) 등의 첨단제품에 주력해 사상 유례없는 경제성장을 이뤘다. 게다가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를 지식서비스 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적극 활용해 더 이상 세계시장에서 추종자가 아닌 혁신 주도자로서의 역할을 통한 7대 경제강국을 목표로 발 빠르게 뛰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이러한 상승 모멘텀을 유지ㆍ발전시키기 위해 간과해서는 안 될 분야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생산기반기술이다. 아무리 나노테크놀로지(NT), 바이오테크놀로지(BT) 등의 미래 성장동력 산업이 중요하다고 해도 결국 안정적 산업발전의 견인력은 전통산업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생산기반기술이란 금형ㆍ주조ㆍ용접ㆍ도금ㆍ열처리 등 소재를 가공하는 공정기술로서 우리 산업의 주력 분야인 조선ㆍ반도체ㆍ자동차를 포함해 부품ㆍ소재의 품질 및 생산성을 좌우하는 핵심기반 기술이다. 조선의 경우 선박건조 비용의 35%가 용접과 관련 있고 반도체에서는 열처리와 도금이 핵심기술이며 자동차 제조의 경우 70% 이상이 생산기반기술과 관련 있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3D 업종으로 인식돼 현장 기술인력이 점점 큰 폭으로 감소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분석 결과, 실업계 학생들의 취업률이 1990년 76.6%에서 2005년 27.7%로 급격히 감소된 반면, 진학률은 8.3%에서 67.6%로 크게 증가해 산업현장에 기능인력 부족은 앞으로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측된다. 오랜 경험과 훈련으로 축적된 기술과 기능이 필요한 분야이지만 그 빈자리를 단기 해외 노동자들로 대체하거나 공장 자체를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 그 결과 생산 기술력은 축적되지 못하고 제품 생산성과 신뢰성만 떨어지고 있어 관련 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심각히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생산기반산업은 제조업의 근간이지만 중소기업 특성이 강한 산업이다. 관련 기업은 20인 미만의 중소기업이 전체의 83%, 50인 미만이 95%로 영세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인건비와 원자재가격의 상승, 노동력감소 및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총체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종업원의 처우 및 작업환경 개선, 신기술 개발 등 기업 자체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국가적 차원의 지원체계 정립 또한 절실하다. 정부는 생산기반산업의 세계 4강을 목표로 2003년 ‘생산기반산업 기술혁신전략’을 세워 지난 4년간 기술개발, 연구장비 기반구축, 인력양성 등에 609억원을 지원해왔다. 또한 오는 2012년까지 산업별 핵심 제조공정기술 확보 및 확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로 종합적인 기술 로드맵 수립을 추진 중이다. 특히 IT기술을 접목시켜 생산기반기술 분야의 기술개발, 대ㆍ중소기업 간 생산ㆍ설계 협업 등의 지원을 통해 생산기반기술 기업의 체질개선 지원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에 있다. 그리고 생산기반기술 분야별 생산공정의 표준화 전략을 마련해 제품의 품질과 신뢰성 제고에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고 신기술 제품 및 공정에 대한 발굴ㆍ지원을 통해 생산기반기술을 보호ㆍ육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생산기반 산업 분야 기술인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일이다. 대다수 생산기반기술인들은 대한민국을 제조산업 강국으로 이끈 일등 공신임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명성을 잃어버린 채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다. 이에 이들의 사기를 조금이나마 진작시키기 위해 산업자원부는 ‘생산기반기술경기대회’를 개최해왔다. 올해도 6월부터 9월까지 무려 4개월간 72개의 기업과 310여명의 기술자 및 학생들이 참여해 금형ㆍ주조ㆍ용접ㆍ도금ㆍ열처리 분야별로 그 기량을 겨뤄왔으며 오늘 최고 기업ㆍ기술인으로 영예를 차지한 수상자들에게 정부포상 등으로 노고를 격려한다. 이러한 대회를 계기로 국민에게는 생산기반 분야의 중요성을 알리고 기술인에게는 더욱 큰 자긍심을 갖고 신명 나게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세계는 지금 하이테크놀로지의 무한 경쟁시대로 돌입했고 FTA를 통해 그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차(次)세대 그리고 차차(次次)세대의 대한민국 전략산업을 계획하고 육성하고 있는 요즘, 생산기반기술의 뒷받침 없이는 진정한 ‘기술강국 코리아’는 공허한 외침일 수 있다. 이제 미래 성장동력의 근간인 생산기반기술을 보호ㆍ육성해 대한민국 경제성장에 튼튼한 버팀목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관련주체의 협력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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