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삼성硏이 내놓은 독일 강소기업 성장 비결

한 우물 판 뒤 세계로 나가라<br>세계시장서 통하는 제품 특화<br>지방정부 밀착 지원도 한몫


자동차부품업체인 보쉬는 1886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종업원 2명으로 출발한 작은 공업소였다. 창업자 로버트 보쉬는 주력제품인 점화장치에만 집중, 자동차부품시장을 선점했고 1898년 영국을 시작으로 전세계 30만명의 종업원을 둔 거대기업이 됐다.

보쉬는 독일 중소기업(미텔슈탄트)이 대기업으로 성장한 대표적 성공 사례다. 주방용 식칼로 유명한 헨켈, 식기세척기로 알려진 빈터할터 등도 독일을 대표하는 중소기업이다. 이들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요인은 뭘까. 삼성경제연구소는 23일 '독일 미텔슈탄트의 성공이 주는 교훈' 보고서를 통해 한 우물을 판 뒤 세계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전략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텔슈탄트는 19세기 영세한 독일 농가들이 소득보전을 위해 수공업을 겸업하면서 시작됐다. 대부분 국가의 중산층이 산업화 과정에서 노동자로 전락한 반면 이들은 미텔슈탄트를 창업해 사회적 지위를 유지했다.


19세기 초 영국산 대량생산제품의 위협에 미텔슈탄트들은 영국 기업이 진출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개척했다. 미텔슈탄트에 대한 지방정부의 밀착지원도 한몫했다. 이들은 미텔슈탄트에 저축은행 설립(금융), 직업훈련 재정지원(인력), 기술이전(기술) 등을 지원했다.

관련기사



보고서는 독일 미텔슈탄트의 성공 요인으로 세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품질ㆍ고가격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한 뒤 신흥국의 저가 제품과 차별화한 점을 꼽았다. 이들은 높은 마진을 연구개발(R&D)에 재투자했고 기술경쟁력이 더 강화되는 선순환 효과를 만들어냈다.

또 다른 특징은 사업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수출을 모색하는 한편 원가절감과 규모의 경제를 위해 해외 생산에 나섰다는 점이다. 지역별 클러스터 통해 다른 기업과 상호보완 관계를 형성, 개별 기업의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숙련기능인력 양성, 기술표준화 문제에 공동 대응한 것도 성공의 발판이 됐다.

박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제품에 특화하는 것은 중소기업으로서 혁신 리스크를 줄이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 전략"이라며 "고도의 제품특화와 적극적 세계 시장 진출을 결합한 미텔슈탄트의 비즈니스 전략을 국내 중소기업이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연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