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더 일하고 더 벌자'

프랑스 하원이 사르코지 대통령의 경제개혁 입법안에 대한 본격적인 심의에 착수했다. 소위 ‘사르코노믹스’가 첫 시험대에 오른 셈으로 프랑스 새 정부의 향후 개혁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 일하고 더 벌자’는 사르코지의 대선공약과 세금감면, 고용 유연화를 기치로 내건 경제개혁 법안에는 가계의 과세부담을 현행 60%에서 50%로 줄이는 내용을 비롯, 감세를 통한 근무시간 연장을 장려하기 위해 시간외 근로수당에 대한 비과세, 주택담보대출 이자에 대한 세액 공제, 상속세 인하 등이 포함돼 있다. 이 법안 시행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은 연간 총 136억유로(약 17조원)로 추산되며 주 35시간 노동이 정착된 프랑스 노동계에도 큰 변화가 일 전망이다. 박빙의 승부를 보인 지난 5월 프랑스 대선에서 ‘더 일하고 더 벌자’는 구호아래 성장중심정책을 공약했던 사르코지는 결선투표에서 53%를 득표, 사회당의 로아얄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사르코지의 당선은 81년 미테랑 대통령 당선이후 26년간 지속돼온 분배 우선의 정책이 성장 우선으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프랑스 국민들은 성장이 우선돼야 분배가 가능하다는 정책, 성장을 위해 본인들의 추가적인 노동을 기꺼이 감수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현재 사르코지는 6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두어 달밖에 되지 않았으니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 각종 세금과 준조세 부담 완화요구에 침묵하는 정부, 수출부진, 내수침체, 노사갈등 등 무엇하나 속시원하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각종 정책들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는 사르코지의 리더십과 추진력은 분명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 아시아판은 '원화강세로 한국인들 해변의 삶을 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의 수출기업들은 원화강세로 인한 채산성 감소로 타격을 받고 있지만 한국인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해외여행으로 외화를 '펑펑'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미FTA로 가장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의 노동조합이 FTA를 반대하는 정치적 파업을 강행하기도 했다. 이 기업은 지난 94년 이후 올해까지 13년째 매년 파업을 벌였으며 87년 이후 20년 동안 파업으로 입은 손실이 10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올해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2만달러 반열에 들 전망이다. 경제성장의 영향도 있지만 환율하락으로 인한 착시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전통적인 경제대국들은 수입개방확대와 첨단기술을 통해 국익확대에 주력하고 있고 중국ㆍ인도 등 신흥시장들은 무서운 기세로 쫓아오고 있다.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아직은 흥청망청할 때도 공장을 멈출 때도 아니다. 더 일하고 더 벌어야 하는 것이 프랑스만의 얘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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