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엔화] 美 개입 주저...엔高 지속될 듯

시장 개입 직후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일본 재무장관은 이례적으로 시장개입 사실을 밝혀 국제 외환딜러를 향해 일종의 경고를 보내면서, 『미국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언급, 미국의 공동개입을 희망했다.전문가들은 미국의 협조없이 일본만의 시장 개입으로는 성공할 수 없으며, 다만 엔화 강세의 속도를 조절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지난 여름 1달러당 118~123엔대의 목표환율을 유지하기 위해 6차례에 걸쳐 150억 달러의 외환을 풀었으나, 미국의 협조를 끌어내지 못해 실패한 적이 있다. 국제 외환딜러들은 이달중 1달러당 105엔 붕괴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연내에 100엔까지 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엔화는 9일 뉴욕에서 달러에 대해 3년만에 최고치인 107.55엔까지 치솟았다가, 10일 동경에서 일본은행의 개입으로 109엔대로 한풀 꺾였다. 그러나 뉴욕에서만 이날 하루동안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3.2%, 유로화에 대해 3.6%의 초강세를 기록했다. 보스턴 은행의 외환전문가 폴 포돌스키씨는 2주내에 105.75엔까지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적 기초 여건으로 볼때 엔고의 직접적 동인은 일본 경제기획청이 발표한 지난 2분기 국내 총생산(GDP)이 예상을 뛰어넘어 연율 0.9%의 성장을 기록한 사실이다. 미국의 올 상반기 경상수지 적자가 전년 동기 대비 40%나 급증한 점도 엔고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고위간부들도 잇달아 달러 약세를 용인하고, 시장 개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 엔 강세를 촉발했다. 미국 외환시장 개입 창구인 뉴욕 연방준비은행(FRB)의 윌리엄 맥도너 총재는 『엔-달러 환율변화가 미국 경제에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워싱턴 FRB 본부의 로저 퍼거슨 이사는 『엔화 강세가 인플레이션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제경제의 흐름을 조정하는 입장에 있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스탠리 피셔 부총재도 엔화 강세를 지지했다. 그는 『미국은 오랫동안 홀로 세계 경제의 엔진 역할을 하면서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달러는 아직 더 내려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장관은 연일 강한 달러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월가에선 내년 대선을 앞두고 무역적자를 더이상 방치하다간 집권 민주당이 기업과 노조로부터 반발에 부딛칠 것이므로 서머스 장관의 발언을 평가절하하고 있다. 경제분석가 데이빗 헤일씨는 『미국의 역대 재무장관중 월가 출신은 달러 강세를 지지했고, 학자출신은 달러 약세를 선호했다』며 『서머스는 내심 달러 절하를 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은행들이 내다보는 6개월 내에 달러의 저점은 골드만 삭스 1달러당 103엔 JP 모건 105 달러 모건 스탠리 110엔 등이다. 뉴욕 김인영특파원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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