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풍향계] 국고채 3년물 3.5~3.6%대 중심 공방 예상


박성진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촉발시킨 금융시장의 움직임은 한 마디로 ‘이렇게 될 줄 몰랐는가’라고 냉소적으로 비웃는 것 같았다. 마치 얼마 전 일본의 쓰나미처럼 전 세계 자본시장을 쓸고 지나갔으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초 시장은 7월 기준 금리를 동결했고,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에 육박하자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의견이 강했다. 하지만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 심화로 증시가 급락하자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전망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당초 금리 인상을 예상했던 시장은 갑자기 부각된 글로벌 위기 상황에 증시가 급락장을 연출하자 금리인상에서 동결 쪽으로 급선회했다. 채권시장은 현재 숨 고르기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현재 3.25%의 기준금리와 3.6%의 은행권의 3개월 양도성 정기예금증서(CD) 금리를 고려할 때 장기 금리가 떨어지기는 쉽지 않다. 그나마 경기둔화로 인플레이션이 현저히 둔화되기도 어려워 장기금리 하락을 점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미국과 유럽이 벌이는 ‘누가 더 어글리(Ugly)한가’, 소위 ‘덤 앤 더머(Dumb and dumber) 컨테스트는 이해할 수 없는 금값 수준이 보여주듯 통화가치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이 이어져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 최근 증시가 다시 보여준 높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 변동성이 줄어드는 이유는 경기둔화와 안전자산선호 추세, 인플레이션 우려 상존에 의한 기준금리 불변이란 두 축 때문이다. CD금리보다도 낮고 기준금리와 0.25%포인트 차이 밖에 없는 장기금리가 추가하락하기에는 그 만큼 제약이 많다. 그렇다고 앞으로 경기가 불투명할 수 있다는 전망이 여전히 지배적이라 금리 상승을 점치기도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채권시장은 변동성이 낮아진 상태에서 최근 한동안 금리 하락에 대한 기술적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 앞으로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은 3.5%~3.6% 대에서 밀고 밀리는 지루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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