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두바이서 작품제작 의뢰 받은 조각가 유영운씨

"아랍권에 미술 한류 일으킬것"


“아랍권에 미술로 한류(韓流)를 일으켜 보겠습니다.” 경기 불황에, 추위에 어깨가 움츠려드는 요즘이지만 조각가 유영운씨(37ㆍ사진)는 대규모 작품 제작을 의뢰받아 그 어느 때보다 바쁘고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큰손’ 컬렉터인 두바이의 한 왕자로부터 아랍을 대표하는 문화 인물 13인의 조각 14점을 만들어달라는 제안을 받은 것. 최근 장흥아트파크 내 작업실에서 만난 유씨는 “아직 우리에게 낯선 아랍지역에 우리 문화를 수출하게 돼 기쁘다”며 “승부수는 기술적인 것보다는 독창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보다 더 큰 작품을 놀랍게도(?) 한 손으로 번쩍 들어올리며 말을 이었다. “작품이 크기에 비해 가벼운 건 ‘스타로 띄워주는’ 미디어의 속성을 표현하고자 스티로폼을 주재료로 만들었기 때문이죠. 깎아 만든 스티로폼 표면에 색을 입힌 다음 신문과 잡지ㆍ전단지의 종이를 오리고 접어 붙여 특유의 질감을 만들어 냅니다.” 슈퍼맨과 배트맨 같은 만화 속 영웅과 신화적 인물, 마이클 잭슨과 마릴린 먼로 등 대중스타를 주로 만드는 유씨는 언론과 미디어가 만들어 낸 스타 이미지의 허구성, 그리고 텍스트(글)로 포장된 그 이면의 본성을 날카롭게 꼬집어 낸다. 그에게 이번 작업이 더 흥미로웠던 것은 선입견을 깨고 대상을 제작할 수 있어서 였다. “나 역시 미디어로 인한 편견 때문에 아랍인 하면 테러리스트를 먼저 떠올리는 정도”였다면서 “제작 대상 중 한국인이 알만한 인물은 배우 오마 샤리프 정도 뿐, 레바논 국민가수부터 이집트 최고의 배우까지 직접 만드는 일이 여간 흥미진진하지 않았다”라며 웃음지었다. 의뢰인에게 받은 것은 발음조차 어려운 이름 뿐, 구글검색 등을 통해 이미지 찾아내 형상을 만드는 과정을 거쳤다. 이번 작업은 늦어도 2월 중순까지 끝난다. 두바이로 운송된 작품은 오는 3월 그곳에서 열리는 걸프아트페어에서 특별전 형식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올해 국내 개인전도 앞두고 있는 유씨는 “다음 작업은 문화권의 차이로 인해 서로 다른 시각으로 해석되는 인물이 소재가 될 것“이라며 “나관중의 ‘삼국지’에 등장하는 관우를 만들었는데 홍콩과 우리나라 사람이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보는 게 재밌었다”고 소개했다. 다양한 문화권을 넘나드는 그의 남다른 한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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