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2월 26일] 독점의 폐해, 감독당국이 나서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3개 경쟁업체가 구글을 반(反)독점 행위 혐의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제소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구글은 경쟁업체들의 검색 결과를 일부러 결과 리스트 아랫부분으로 내려 배치했고 광고료 책정에서도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부당이득을 얻었다. 호아킨 알무니아 신임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24일 구글에 대한 예비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EU가 지금까지 구글에 대해 총체적인 조사를 한 적은 없다. 예비조사 실시도 반독점 위반 혐의에 대한 감독당국의 의례적 반응에 불과하다. 구글은 이번에 제기된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별다른 반응 또한 내놓지 않고 있다. 구글은 '시장 1위가 되면 견제의 눈초리도 매섭다'는 통념을 알고 있는 듯하다. 구글이 인터넷 발달과 확산에 큰 기여를 한 것은 분명하다. 이는 인터넷 영역에서 구글이 어느 누구보다도 일상적인 영향을 미쳐왔음을 의미한다. 반면 이용자들은 구글이 그들에게 어떻게 영향력을 발휘하는지에 대해 무심하다. 만약 EU 집행위가 이런 이유 때문에 조사에 들어갔다면 환영할 만하다. EU 집행위는 이번 조사를 철저히 시행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 구글에 제기된 혐의들은 명백한 불공정 행위이다. 만약 사실로 드러난다면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 인터넷 검색엔진 분야는 현재 반독점 정책과 마찰을 빚고 있다. 구글은 광고주들이 경매에 참가하는 시장주의적 방법으로 광고료를 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글의 경우에는 이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구글이 인터넷 검색시장을 거의 장악한 상황에서 시장기능을 통해 책정된 광고료는 일반 경쟁시장의 경우보다 더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색엔진 분야에서는 그 특성 때문에 '다른 분야에도 반독점적 결과를 퍼뜨릴 것이냐'는 더욱 근본적인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구글의 검색결과는 눈에 잘 띄는 상위권 목록에 배치된다. 이용자들은 이로써 자연스럽게 구글이 소개한 사이트에만 몰리게 된다. 구글이 정보의 게이트키핑을 장악한 탓에 승자독식의 원리가 다른 분야에도 전파되는 셈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구글의 게이트키핑 역할이 공익적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느냐이다. EU 집행위는 이러한 질문들의 답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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