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경포커스] 공기업-예산처 '감원싸고 대립팽팽'

[서경포커스] 공기업-예산처 '감원싸고 대립팽팽'"사업확대로 되레 충원을"-"국민과의 약속 지켜야" 공기업 인력감축 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통신·가스공사·수자원공사 등 일부 공기업들이 사업과 설비 등을 확대하면서 신규인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기획예산처는 기존의 구조조정 인력감축 계획을 고수한다는 입장이어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공기업들은 정부계획에 따라 연말까지 모두 9,000여명을 감축하기로 돼 있지만 일부 공기업들은 설비나 사업 확장에 따라 신규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관련당국에 따르면 수자원공사·한국전력·석유공사 등이 올해 각각 134명, 100명, 12명의 신규인원을 확보했고 한국통신·가스공사·한전기공 등도 감축인원을 줄이거나 신규인력을 늘려줄 것을 요구, 기획예산처와 협의하고 있다. ◇인력부족으로 업무차질=정보통신·천연가스·전력설비 등은 급속한 경기회복과 장기발전 계획 등에 따라 앞으로도 수요가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것이 정보통신 산업 등 향후 국가경쟁력을 판가름할 중요사업의 발목을 잡을 경우 국가 전체적으로도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공기업들은 지난 98년부터 3년간 인력을 동결시키는 것은 산업발전에 장애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통신측은 『IT유성방송·초고속 인터넷망 등을 확장하는 데 약 5,700여명이 필요하다』며 『기획예산처에 감축인원을 줄여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가스공사와 한전기공은 배관·발전소 등의 확장으로 인해 업무가 늘었을 뿐 아니라 안전측면에서도 커다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전기공과 가스공사는 각각 205명과 55명의 신규인력을 기획예산처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기공 관계자는 『원자력발전소 정비직원들의 업무가 늘어나면서 원자력에 노출되는 시간도 길어지는 등 안전사고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입장 난처한 기획예산처=예산처는 공기업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공기업 인력감축은 계획대로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예산처는 최근 공기업 인력감축이 지지부진하다고 질책받는 상황에서 특정 공기업의 인력을 공개적으로 늘려주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산처는 또 특정 공기업의 인력을 늘리면 다른 공기업들도 너나할것없이 인력확충을 요구, 공기업 인력감축이 강한 저항에 부딪친다고 밝히고 있다. 예산처는 국민과 약속한 것을 어길 수 없다며 우선은 인력감축을 예정대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종구(朴鍾九) 예산처 공공관리단장은 『우선 계획된 대로 올해까지 인력감축 목표를 달성하겠다』며 『신규수요가 필요하다면 감축목표를 달성한 후에 여건변화를 감안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임원혁(林源赫)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기업이 지나치게 확장지향적인 것도, 정부의 요구대로 획일적으로 축소지향적인 것도 문제』라며 『공기업이 새 사업에 진출하려 할 때 정부가 제동을 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전용호기자CHAMGIL@SED.CO.KR 최윤석기자YOEP@SED.CO.KR 입력시간 2000/07/19 17:37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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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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