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로또 1등 당첨을 꿈꿔봤을 것이다. 이는 모든 서민의 꿈이다. 좋은 꿈을 꾸는 날이면 사람들은 복권 판매소로 달려간다. 그러나 당첨될 확률은 ‘꿈에 떡 얻어먹기’보다 어렵다.
로또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따금 받는 질문이 “통계청 사람들도 로또 합니까”하는 것이다. 확률 전문가들이 당첨 확률이 거의 없는 로또를 하겠느냐는 의미로 보인다. 그때마다 통계청 사람들은 농담삼아 이렇게 대답한다. “물론 합니다. 우리는 확률을 50%라고 보거든요. 당첨되거나. 안되거나.” 그러나 실제로 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은 814만5,060분의1이다.
이처럼 어렵게 얻은 행운이지만 로또 당첨자들이 마냥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미국과 영국에서 로또복권 당첨 후의 일생을 추적한 조사결과가 있다.
자살과 이혼, 알코올 중독, 파산 등 돈벼락의 그늘에서 험난한 인생을 사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 나라는 로또복권의 역사가 얼마 되지 않아 그런 결과가 나오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대박 행운의 특성을 감안해본다면 결과는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통계청에서는 매년 우리 사회의 모습과 의식구조를 파악하고 삶의 질을 평가하기 위한 사회통계조사 보고서를 발표한다. 가족ㆍ환경ㆍ교육 등 모두 12개 부문으로 매년 3개 부문씩 나눠 발표한다.
이중 지난 2003년에 발표한 보고서의 사회참여 부문에 재미있는 통계자료가 있다. 전반적인 생활에서 만족하는 사람은 10명 중 2명, 보통은 5명, 불만인 사람은 3명이라는 내용이다.
이 통계를 보고 “생활에 만족하는 사람은 열명 중 2명뿐이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즉 나머지 8명을 만족하지 않는 사람으로 보는 것이다. 반대로 “불만인 사람이 열명 중 3명뿐이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나머지 7명을 모두 만족하는 사람으로 보는 셈이다.
그러나 통계적으로는 ‘보통’에 속하는 사람을 만족하는 사람이나 불만인 사람에 포함시키기는 어렵다. 보통인 사람은 만족하지도 않고 불만족하지도 않은 표현 그대로 보통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통계는 객관성이 생명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통계를 믿는다. 통계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통계 자체를 왜곡하는 것과 같다. 통계청은 있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그려낸다. 하지만 그것을 잘못 해석하면 사회적 혼란만 가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