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UAW "무역역조 짚고 넘어가야"

우리 정부, 역조 관련 수치 잘못 돼… 미국산 점유율 10%다.

미국에서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자동차 무역역조와 관세인하를 연계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미 의회에 제출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노조지도자들을 면담하는 자리에서도 한미 FTA는 주요 의제로 다룰 것으로 보여 한미 양국 간 FTA 실무협의를 앞두고 미 측의 압박이 점차 거세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3일 미국의 통상전문지인 인사이드트레이드월드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지난달29일 미 상ㆍ하원에 제출한 서한에서 앞으로 한미 FTA의 쟁점사항을 보완하기 위한 협상에서 한미 간 자동차 교역의 역조를 시정하는 것과 관세인하 조항의 시행을 연계해야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UAW는 대부분의 승용차 및 부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철폐하고 경트럭에 대해서는 25%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한 한미 FTA 조항이 시행되면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급증, 미국 자동차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고용을 잠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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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W는 미국 자동차업계가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후유증에서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관세인하 조항의 시행을 연기하고 양국 간 자동차 교역 역조가 축소되는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관세인하 조항을 연계해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FTA 시행으로 자동차 수입이 급증할 경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UAW의 주장이 미 행정부에 받아들여져 미국 측의 공식입장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자동차역조와 관세인하시기 연계는 국제관례상 도저히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미 최대 노조인 산별노조 총연맹(AFL -CIO) 집행위원들의 4일 면담도 주목되고 있다. 산별노총은 그동안 한미 양국이 FTA 관련 추가 협의시 자동차를 포함해 투자와 서비스 시장 등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3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현재 존재하는 FTA 협상을 그대로 통과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과는 대조적으로 미 하원의원 101명(민주 50명ㆍ공화 51명)은 의회비준을 추진하기로 한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고 비준안 처리과정에서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서한을 이날 오바마 대통령 앞으로 발송했다.

한편 한미 간 자동차 무역불균형을 지적한 미국 측 주장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수치가 부풀려 있다”며 정면 반박했다. 안총기 외교부 지역통상국장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자동차 무역역조를 강조하면서 제시한 자동차 수출입 대수와 관련, “한국 차가 미국에서 79만대 팔리고 미국산은 한국에서 7,000대 판매된다고 한 것은 미국 내에서 생산된 한국 브랜드 차까지 합한 것”이라며 “미국 브랜드인 GM대우가 한국에서 생산된 것을 합치면 미국 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10%를 넘게 된다”고 지적했다. 안 국장은 또 샌더 레빈 미 하원 세입위원장이 지적한 공산품의 시장 접근성 확대 문제는 이미 대부분 수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공인기구의 조사결과를 인증하는 등 에너지효율표시제도 개선 요구 등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며 “(월풀 냉장고의 시장점유율이 0.5%도 안 되는 이유는) 냉장고는 나라마다 로컬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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