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外銀 매각 금융빅뱅 계기 돼야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국민은행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함으로써 외환은행 매각이 사실상 확정됐다. 최종계약까지는 여러 가지 변수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가 성사될 경우 총자산 270조원에 세계 60위권의 초대형 은행이 국내에도 탄생하게 된다.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 등 빅4체제였던 국내은행구도도 국민ㆍ외환이 합병하는 매머듭 리딩뱅크 중심체제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개인금융에 강한 국민은행과 외환·국제금융에 강한 외환은행의 합병은 명실상부하게 국제경쟁력을 갖춘 은행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가 가져올 부작용도 적지 않아 보인다. 우선 독과점의 문제다. 국민은행의 외환은행의 인수는 은행의 독과점현상을 심화해 예대마진의 확대 등 부작용을 더욱 키울 수 있다. 금융감독원 등 감독당국은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기업결합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공정위는 보다 신중한 입장이다. 독과점이 심화될 경우 은행 고객들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신중한 정책판단이 요구된다. 그러나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에 앞서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는 론스타의 금융기관 대주주로서의 적격성 여부다. 지난 2003년 1조3,800억원에 외환은행을 인수해 4조원 안팎의 이익을 보게 된 대주주 론스타펀드에 대해서는 감사원 및 검찰의 수사, 국세청의 세금압박과 검찰의 탈세여부수사 등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회에서는 투기적자본의 매각차익을 원천 징수하는 국제조세조정법이 올라 가 있다. 이 때문에 론스타는 5월 안에 외환은행을 매각하고 한국을 떠나려 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뭔가 개운치 않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론스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당국이 조사강도를 높이고 속도를 내 한 점의 의혹도 남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 국민은행도 이 같은 의혹이 풀리지 않은 채 인수할 경우 두고두고 입방아에 오를 수 있는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인수과정부터 많은 의혹을 안고 있는 론스타가 매각에서도 의혹을 남긴다면 그 후유증은 결국 우리 몫임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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