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사우디 왕위계승자 술탄 왕세제 타계

왕실 "국외서 지병으로"… 후계자로 나예프 유력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위 계승 예정자인 술탄 빈 압둘 아지즈(86) 왕세제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지병으로 숨졌다. 사우디 왕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술탄 왕세제가 국외에서 질병으로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술탄 왕세제는 지난 6월부터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에서 치료를 받아왔으며 정확한 병명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장암에 걸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947년 리야드 주지사로 정계에 입문한 술탄은 농업장관과 교통장관, 행정개혁위원회 의장 등을 거쳐 2005년 8월 왕세제로 임명됐다. 그는 200만달러짜리 요트를 소유하는 등 엄청난 부와 씀씀이로 널리 알려져 있다. 술탄 왕세제의 뒤를 이을 유력한 후보로는 왕위 계승서열 2위인 나예프 빈 압둘 아지즈(78) 제2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거론된다. 나예프 장관은 압둘라 국왕의 이복동생이자 술탄 왕세제의 친동생이다. 압둘라 국왕은 2009년 왕위 계승서열 2순위에 해당하는 제2부총리직을 신설하고 나예프 장관을 임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왕실 인사 34인으로 구성된 '충성위원회'에서 왕세제 책봉절차를 주도하고 있다. 사우디 의회에 해당하는 슈라위원회의 주헤이르 알하라시 위원은 "명확한 체계가 잡혀 있기 때문에 새 왕세제 책봉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국왕이 충성위원회와 논의를 거쳐 왕세제 후보자를 지명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고위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이르면 이번주 나예프 장관이 새 왕세제로 지명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예프 장관은 개혁 성향이 강한 국왕과 달리 이슬람 보수주의자들과 친분관계를 맺고 있으며 9ㆍ11사태 당시 테러세력 소탕을 지휘하고 바레인에 시위 진압부대를 파견하는 등 대표적인 보수ㆍ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그는 또 정치적 반대자들을 탄압하고 여성 인권에도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술탄 왕세제는 70년에 가까운 양국의 깊고 오랜 관계를 강력하게 지지해온 미국의 소중한 친구였다"면서 "미국 국민을 대신해 유족과 사우디 국민에게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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