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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일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에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강경한 메시지를, 북한에는 관계개선 의지를 나타내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 국정운영 비전으로 취임사에서 밝혔던 경제부흥ㆍ국민행복ㆍ문화융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정부조직개편 처리 지연으로 인한 새 정부의 불안한 출발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일, 역사 직시하고 책임져야"=박 대통령은 일본이 역사를 반성하고 책임져야만 양국의 신뢰관계가 쌓이고 화해와 협력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박 대통령의 그동안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지만 한일 간 '미래지향적 관계'에 방점을 찍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에 비해서는 더 강경한 기조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도 "진정한 우호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역사를 직시하면서 과거의 상처가 치유되도록 노력하고 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진심 어린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역사적 입장은 천 년의 역사가 흘러도 변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일본이) 역사를 올바르게 직시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일본 정부의 변화를 촉구했다.
다만 일본의 반성을 내세우면서도 양국이 경색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최근 '독도 도발' 사태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삼갔다.
◇"북, 변화하면 유연하게 접근"=남북관계와 관련해서 박 대통령은 최근 잇따른 강경 발언보다는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강조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췄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는 더욱 강력하게 대응하되 북한이 올바른 선택으로 변화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 더욱 유연하게 접근하겠다"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제시했다.
과거 "신뢰 프로세스를 유화정책으로 잘못 알고 있는 분도 있다"고 밝혔던 것과는 달리 채찍보다는 당근을 강조한 것이다.
당초 '북한이 변화하고 개혁과 개방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으로 돼 있던 초안을 '북한이 올바른 선택으로 변화의 길을 걷고자 한다면'으로 변경한 것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대화로 이끌어내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확고한 안보를 바탕으로 한반도에 신뢰를 쌓아서 행복한 통일의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며 안보도 함께 내세웠다.
◇"경제부흥ㆍ국민행복ㆍ문화융성으로 희망의 새시대"='한강의 기적'을 언급하며 자신의 국정비전 약속을 실천하겠다는 점을 취임사에 이어 재차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국민 개개인의 행복이 국력의 토대가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복지 사각지대를 지적하며 "새 정부는 맞춤형 복지 시스템을 구축해서 국민 누구나 기본적인 삶은 안정적으로 보장 받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