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통 인사이드] 돌풍 2년차… 소셜커머스 4인방 만나보니

재미·키워드로 중무장… 위치정보서비스 기반 할인쿠폰까지 <br>"존재하는 모든 것 전세계 실시간 팔 수 있다"




[유통 인사이드] 돌풍 2년차… 소셜커머스 4인방 만나보니 밤 12시만 되면… 치명적 유혹이 시작된다재미·키워드로 중무장… 위치정보서비스 기반 할인쿠폰까지 "존재하는 모든 것 전세계 실시간 팔 수 있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사업 아이디어 발굴, 도전 정신 장려하는 美 대학 분위기 큰 도움 ●소셜 매개체로 지역 커뮤니티 포털 등 새 플랫폼 무궁무진" ●IT·유통 조합 통한 끊임없는 혁신 필요… 모험 정신 부활됐으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프, 그루폰... 기성세대에게는 이름조차 낯선 존재들이지만 이들 때문에 밤 늦도록 잠 못 든다는 '폐인'이 부지기수로 늘고 있다. 출근길 '스마트폰 체크'와 점심 뒤 순회 '클릭'이 일상화 됐다는 젊은이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5월 국내 시장에 첫 등장해 굴지의 대기업들을 제치고 불과 1년여 만에 '국내 10대 온라인몰'로 급성장한 온라인 공동구매(소셜 커머스) 업계의 오늘이다. '만 하루 할인' 모델로 출발한 이들은 밤 12시에 새 상품을 공개하며 '반값'과 '시간 제한'을 무기로 업태를 키웠다. 출범 2년차를 맞아 티켓몬스터ㆍ쿠팡ㆍ위메이크프라이스ㆍ그루폰코리아 등 '4강구도'로 정비되고 있는 업계 4사 대표를 차례로 만났다. 이들은 "소셜 커머스 업체가 성공하려면 정보기술(IT)과 유통의 조합을 통한 끊임없는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미래 먹거리 업종과 연관이 깊다"며 "업종의 끊임없는 혁신과 더불어 벤처 투자도 살아나 젊은 세대의 모험 정신이 부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빅 4 누가 이끄가= '양질의 제품을 다수가 모여 반값에 산다'는 소셜 커머스 업계의 기본 모델은 사실 진부한 것에 가깝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업계 주역과 발전 방향, 참여 자본은 모두 '벤처형'에 해당한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인 4사 대표 역시 대학 시절부터 다수의 창업 경험을 거쳐 '굳이 가지 않아도 될 길'을 걸어 오늘에 이르렀다. 국내 최초 업체 격인 티켓몬스터의 신현성(26) 대표는 10대에 미국으로 이민,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경영학부를 졸업한 뒤 맥킨지컨설팅을 거쳐 창업했다. 티몬과 치열한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쿠팡의 김범석(33) 대표는 하버드대 정치학과와 같은 대학 MBA를 마친 뒤 보스턴컨설팅에서 일한 '1세대 조기유학파'다. 세계 최초 소셜커머스 업체의 한국법인인 그루폰코리아의 황희승(27) 대표 역시 독일 명문사립 살렘왕실학교를 거쳐 미 에모리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수재. 가장 연장자인 허민(35) 위메프 대표는 서울대 응용화학부 출신으로 게임업체 네오플을 넥슨에 매각, 2,000억여원을 거머줘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벤처 정신, 소셜 커머스의 모태= 각각 국내 1~2위 업체인 티몬 신 대표와 쿠팡 김 대표는 미 명문대를 졸업한 뒤 '재벌가 2세'의 신 경영코스로 자리잡은 글로벌 컨설팅사 재직 경험을 두루 갖췄다. 하지만 창업의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이들은 한결같이 "사업 아이디어 발굴과 도전을 장려하던 미 대학 분위기"를 꼽았다. 쿠팡 김 대표는 하버드대 재학시절 '대학생 비즈니스위크'에 해당하는 미디어기업 커런트사를 창설, 동료 30여명을 지휘하며 잡지를 이끌다 매각했다. 이 업체는 이후 뉴스위크에 인수된다. 티몬 신 대표도 재학 중 온라인 배너광고 업체인 인바이트미디어의 창업 멤버로 활동했다. 그루폰 황 대표는 졸업논문 집필을 앞두고 소재 발굴을 위해 귀국했다가 국내 창업 시장에 발이 묶였다. 황 대표는 다수의 사이트 운영 뒤 '30세 이하' 한국 대표를 찾던 그루폰에 합류, 온라인몰을 실제로 창업하는 한 달여의 모의 면접을 거쳐 발탁됐다. 서울대 최초의 비운동권 총학생회장 출신인 위메프 허 대표는 선거전을 치른 친구들과 이듬해인 2001년 창업, 2005년까지 무려 18번의 실패를 거친 뒤 게임 '던전앤파이터' 로 '대박' 신화를 썼다. ◇소셜커머스 돌풍 원인은= 대표들이 보는 소셜 커머스 업계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디지털 영역에서 재구현하는 새로운 세상의 상징이다. 그루폰 황 대표와 위메프 허 대표는 "(까다로운 신기술뿐 아니라) 오프라인의 모든 영역을 디지털화하는 '신 골드 러시'가 열린 셈"이라며 "(다양한 사업의 특징을 잡아) 선점하는 자에게 열매가 돌아갈 텐데 어떻게 외면하겠는가"라고 입을 모았다. 티몬 신 대표는 "한 개인이, 존재하는 모든 것을 다 팔 수 있다는 게 소셜 커머스의 매력"이라며 "업계의 끝을 보고 싶다"고 답했다. 실제 소셜커머스 채널을 통해 판매되는 제품의 대다수는 신장개업 식당 등 소상공인이 운영주체다. 이들 '개인'이 소셜커머스 채널을 활용하면 사업자등록 등 까다로운 절차 없이도 전 세계 국가에 실시간으로 제품을 팔 수 있다. 이를 '재미'와 '키워드'로 구현해 내는 것도 시대적 화두와 일맥상통한다. 소비자들은 통상 살상품을 정한 뒤 기존 온라인몰을 방문, 제품을 검색하지만 소셜커머스 업체에서는 오늘 어떤 상품이 나왔을까 하는 '기대감'과 '재미'가 유입의 원인이 된다. 또한 위치정보서비스에 기반한 '실시간 할인쿠폰' 모델의 발전은 모바일 기기의 진화와도 직결될 수 있다. 소셜 커머스를 통해 인터넷 산업의 지도 확장을 꿈꾸는 업체도 등장했다. 경영 복귀와 더불어 5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밝힌 위메프 허 대표는 투자 자금의 대다수를 마케팅이나 영업이 아닌 시스템 구축에 쓰고 있다. 소셜 커머스를 매개체로 동 단위, 시 단위의 지역 커뮤니티 포털을 선보여 전에 없던 '교류의 장(플랫폼)'을 열겠다는 목표다. ◇외국계 자본 점령, 대안 없나= 현재 국내 소셜커머스 업계는 외국계 자본에 장악당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내 최초 소셜 커머스 업체인 티몬은 지난달 미국 2위 업체인 리빙소셜에 매각됐다. 미 1위 업체가 올 3월 설립한 그루폰코리아를 비롯, 지난해 8월 설립된 쿠팡의 투자사 역시 100% 미국계다. 국내 대표적 인터넷몰인 G마켓ㆍ옥션 등 오픈마켓 업계에 이어 소셜 커머스 업계에서도 외국 자본의 선점 및 장악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위험 요소를 안는 투자에 '올인'한 곳이 국내 자본이 아닌 외국계였다는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0건 중 1건을 건진다'는 개념으로 투자하는 미 창업투자사와는 달리 국내 벤처캐피탈들은 손쉽게 투자를 철회할 수 있거나 창투사의 수익을 철저히 보장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기 일쑤라는 게 업계의 볼멘소리다. 창투사 지분이 없을 경우 사업 자체가 어려워지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이거나 결국 사업을 접는 경우가 많아 벤처 열기를 식게 만드는 역효과만 양산된다는 것이다. 반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에서도 확인되듯 이들 신 사업은 개별 국가가 아닌 전 세계를 시장으로 둘 수 있기에 선점 시 '규모의 경제' 구축에도 한결 유리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쿠팡 김 대표는 "국내 창투사 중 검증되지 않은 20~30대에게 '모험하는 벤처사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며 "미국과 같은 투자 문화가 국내에 있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은 (외국 자본과 연계가 가능했던) 우리들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위메프 허민 대표도 "(지난 2년 동안 지켜 본) 미국 실리콘밸리의 투자 열풍은 한국의 전 게임사 대표라는 명함이 부끄러울 정도"라며 "올해 지주사 체제로 개편하며 창투업에 뛰어든 것도 국내 벤처 생태계를 바꾸어 보고자 하는 희망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귀국 이래 국내 투자 문화에서 '절망' 만을 맛봤다는 이들은 새로운 투자문화의 '마중물'이 되고자 하는 비전도 품게 됐다. '인터넷 사업'이 꿈이라 밝힌 위메프 허 대표는 사이트 운영과 더불어 신생 벤처 투자 등 총 10여 개의 신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루폰 황 대표는 공동대표 부임과 더불어 미 본사로부터 기존 운영사 2곳의 지분 투자까지 유치하는 명민함을 발휘했다. 쿠팡 김 대표는 벤처 컨설팅 업체를 차리는 게 궁극적 목적이라 언급했고, 티몬 신 대표는 소셜커머스 업의 발전을 통해 '창업 실종' 시대를 사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실패의 반복이 인생의 키워드' 라는 위메프 허 대표는 "소셜 커머스 업종의 부상은 집단, 기업, 하드웨어로 대표되던 한 시대가 '재미' '개성' 과 같은 개인화와 소프트웨어를 중시하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입학과 동시에 취업 준비에 열을 올리는 국내 대학생 중 단 10% 만이라도 창의력과 도전, 패기의 걸음을 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IT·과학&자동차] 앗! 내가 몰랐던 정보들도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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