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파트 청약때 '원하는 층' 선택하게 하자"

주공 연구보고서…분양가도 층별로 세분화

주택공사에서 공급하는 공공아파트의 분양가를 층별로 다양하게 세분화하고 청약자가 특정 층을 골라 청약할 수 있도록 하자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되면 인기가 높은 최고층이나 로열층뿐 아니라 경쟁률이 낮은 저층ㆍ중간층을 수요자가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어 사실상 동ㆍ호수를 직접 선택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12일 대한주택공사 부설 주택도시연구원이 내놓은 ‘분양주택 추첨방식 개선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청약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선순위자에게 선호도가 높은 주택을 우선 배정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현행 청약체계는 청약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블록ㆍ평형(타입)별로만 접수를 받고 저축납입액 순으로 당첨자를 가린 뒤 무작위 추첨으로 동ㆍ호수를 정하도록 돼 있다. 이 같은 방식은 납입액이 1,000만원 이상인 당첨자라도 선호도가 가장 떨어지는 1~2층을 배정받을 수 있고 400만원에 불과한 당첨자가 최고층이나 로열층을 가져갈 수 있어 청약저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하면 청약통장을 5년간 사용할 수 없는 불이익 때문에 장기 무주택자들이 원치 않는 저층을 배정받고도 울며 겨자먹기로 계약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이에 따라 수요자가 원하는 층별로 청약하도록 한 뒤 당첨자끼리 무작위 추첨을 하거나 청약 저축액이 많은 사람에게 우선 배정하는 두 가지 방안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그러려면 우선 분양가를 1층, 2~3층, 4~6층, 7~11층, 12~20층, 21~24층, 25층(최고층)과 같은 식으로 차등화한 뒤 분양가가 같은 층끼리 별도의 그룹으로 묶어 청약시 선택사항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판교 신도시 21-1블록의 경우 청약자들은 ‘101A(평형ㆍ타입)’만을 골라 청약했지만 새로운 방식이 도입되면 ‘101A의 7~11층’ 혹은 ‘101A의 최상층’까지 정해 청약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 같은 방식이 현실화되면 동ㆍ호수 배정을 무작위 추첨에 의존하고 있는 민간아파트 분양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공의 한 관계자는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는 추첨 방식이 세부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아 주공의 자체 분양규정만 손질해도 된다”며 “다만 실무적 적용 가능성 등에 대한 세심한 검토가 필요해 아직 도입 여부를 판단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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