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최수복 광진상사 사장(창업스토리)

◎기술개발로 부도시련 정면돌파/신발핵심기술 「골」 생산 전문업체 “우뚝”/기획서 생산까지 일관개발시스템 개발/업계 첫 컴퓨터 화상네트워크 구축 추진신발(구두)개발과 신발핵심기술인 「골」생산업체인 광진상사 최수복 사장(46)은 「시련은 있어도 좌절은 없다」는 경영관을 갖고 있다. 사업실패가 있었지만 그것을 재도약의 계기로 삼아 이제는 신발전문가가 됐다. 최사장은 80년 컴퓨터소프트웨어개발업체를 운영했다. 그러던중 84년 채권 대신에 확보한 신발공장을 인수하면서 신발과 인연을 맺었다. 이 회사는 오토바이 운전자용 신발을 만들어 일본에 수출했으나 고전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최사장은 용인으로 공장을 옮기며 캐쥬얼신발쪽으로 방향을 전환, 활로를 모색했으나 1년반만에 회사문을 닫아야했다. 이후 최사장은 일본에서 신발 자동차부품용 충격흡수소재를 수입해 팔다가 91년 10월 신발형태와 착용감 품질을 결정하는 신발핵심기술인 「골」공장을 용두동에 차리게 됐다. 『신발에 대해 전문적인 식견이 없던 당시로서는 모험이었습니다. 그러나 골이 부가가치가 높아 과감히 시도했습니다.』 이와 함께 최사장은 성수동에서 캐쥬얼을 생산하며 전국적으로 14개의 대리점을 운영하는등 신발제조와 유통을 겸하기도 했으나 역부족으로 92년 8월 실패의 쓴잔을 마시게 된다. 이것이 회사가 부도났다고 와전되며 오더가 급감, 위기를 맞았다. 『성수동공장은 여유자금으로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상 큰 타격은 없었지만 어음도 발행하지 않았는데 부도소문으로 골공장마저 불황에 빠지고 직원사기도 떨어져 오해를 푸느라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최사장은 골의 품질을 높이며 92년말 신발개발에 뛰어드는등 어려운 상황에서 과감히 치고 나가는 투지를 보였다. 95년 4월에는 장안동 개발실에 5억4천만원을 들여 CAD­CAM(컴퓨터 설계디자인장비)시스템을 도입하고 상품기획에서 골과 디자인개발, 샘플생산까지 신발일관개발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신발선진국인 이탈리아에서조차 일반화돼 있지 않아 95년 가을 홍콩신발쇼에서 주제발표를 요청받기도 했다. 이 시스템 활용으로 광진상사는 신발개발기간 단축등 효율적인 신발개발체제를 구축,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최사장은 오는 3월에는 2억8천만원을 들여 용두동 골공장에 C­Cut자동화생산라인을 도입할 예정이다. 자동화로 남는 인력은 개발인력으로 소화시키기로 했다. 광진상사는 개발실 5명, 골공장 12명등 임직원이 17명인 전형적인 중소기업이다. 지난해 1백70여종의 구두를 개발, 70%가량을 상품화했다. 신발 한종류 개발가격이 보통 80만원이므로 지난해 총 매출은 신발개발 1억원, 골판매 11억원등 12억원에 불과한 셈이다. 주로 자체개발실이 없는 중소기업에 신발을 개발해주고 있으나 이미지관리를 위해 유통업체나 품질수준이 떨어지는 회사와는 일절 거래하지 않고 있다. 최사장은 현재의 외형규모에 개념치 않는다. 3월에 신발개발과 생산,유통시장에 업계 최초로 QR(Quick Response­신속대응)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광진상사와 각 체인점간에 연결된 컴퓨터화상네트워크시스템을 통해 생산자와 판매자를 직접 연결시켜 도매시장을 생략,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혜택을 나눠주게 된다. 특히 생산자는 샘플을 하나만 만들어 컴퓨터에 띄우면 되고 체인점과 소비자의 반응을 곧바로 포착할 수 있어 인기상품의 적정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최사장은 『신발업계에 이 시스템이 확산되면 고질병인 무자료거래를 해결할 수 있고 안경 시계 액세서리등 다른 아이템으로도 응용이 가능하다』며 『신발개발에서 생산, 유통까지 혁신적인 한국형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고광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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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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