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車 메카' 디트로이트, 대농장 변신하나

美 자산가, 3,000만弗 투자 첨단농장 조성 구상

세계 자동차 업계의 중심 도시였던 미국 디트로이트가 금융 위기와 미국 자동차 업계의 침체로 대규모 농업 도시로 변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30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디트로이트의 재력가를 중심으로 디트로이트 시내에 대규모 첨단 농장지대를 조성하는 투자 프로젝트가 진행중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잡지에 따르면 디트로이트의 부유층 펀드 매니저인 존 한츠(48)는 황폐한 땅으로 변해가는 디트로이트 시내에 내년 봄 이후 3,000만 달러를 투자, 농장을 조성하는 사업을 구상중이다. 미시건주 등 20개 사무실을 갖고 금융 서비스 기업을 운영하는 한츠는 거주지인 디트로이트 시내에서 도시 외곽 사무실로 향하는 길에 폐허가 돼 가는 도시의 모습을 보며 디트로이트를 농업 도시로 변화시킬 아이디어를 얻었다. 1억 달러의 자산가인 한츠는 디트로이트에 머물고 있는 드문 재력가에 속한다. 한때 인구 200만의 미국내 손꼽히는 대도시이자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디트로이트는 지금 빈 땅이 즐비하고 인구는 90만명으로 줄었다. 조만간 인구는 70만명 가량으로 더욱 감소될 전망이다. 탈산업화 시대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디트로이트는 비어있는 오피스 건물과 폐가가 늘어서 있고 곳곳에 빈 황무지를 쉽게 볼 수 있다. 시민들간에는 '사람보다 꿩이 더 많이 보인다'는 얘기가 나온다. 디트로이트 시와 시민단체, 재력가들 간에는 디트로이트의 변화 방향을 놓고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다. 금융 중심지로선 이미 시카고가 있고 바이오 허브로선 보스턴과 샌디에이고가 앞서 있다. 제2의 할리우드가 돼 보자는 생각엔 비관론이 더 높았다. 한츠는 "해가 갈수록 더 나아지리라고 생각했지만 해가 갈수록 도시가 황폐해지고 있다"며 "1년 반 전쯤 디트로이트가 변하려면 '희귀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디어로 '대농장'을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막대한 인구와 재원이 빠져나가고 있는 도시를 대농장으로 변신시켜 농업 생산력을 높이고 관광객을 유치해 과거의 영화만큼은 아니겠지만 새로운 역할 모델을 찾아 살길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다. 포춘지는 "한츠의 아이디어가 지자체와 여러 단체들의 지지와 협력 속에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며 "첨단 유기 농업과 대농장 경영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인프라 대책 등을 강구하는 작업이 신속히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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