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일단 큰 위기는 넘겼다" 국내업계 안도

■ 中, 글로벌 해운동맹 'P3' 결성 불허

P3 결성 무산 불구 글로벌 1위 머스크 등 해운시장 지배력 커

"생존전략 마련 안하면 경쟁력 한계" 지적도


만리장성의 벽에 막혀 세계 최대 해운동맹 P3의 결성이 무산되자 국내 해운업계는 "일단 커다란 위기 하나가 해소됐다"며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그동안 유동성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P3라는 해운 공룡의 등장으로 생존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돌았으나 잠시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P3 설립이 중단된 것은 다행이지만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도 없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8일 P3 설립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상선 관계자는 "P3가 실제로 배도 한 척 안 띄웠지만 출범했다면 국내 업체들에는 커다란 위기가 닥쳤을 것"이라며 "일단 이 같은 우려는 해소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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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가 실제 가동됐을 경우 국내 해운사들의 실적 악화는 불 보듯 뻔했다. P3는 세계 1~3위 해운사인 머스크 라인(덴마크), MSC(스위스), CMA CGM(프랑스)이 아시아~유럽, 대서양, 태평양 항로에서 3개 회사가 공동으로 노선을 운행하기 위해 설립 예정인 합작 법인이다. 이들 3사는 세계 전체 해상 물동량의 37%, 아시아~유럽 항로에서만 26%의 수송을 담당하고 있어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선박공유, 통합구매 등이 가능해 기존보다 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는 화주들로부터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해 국내 선사를 비롯한 경쟁사들은 그만큼 물량을 빼앗길 수밖에 없게 된다. 세계 해운시장의 독식을 막기 위해 한진해운은 CKYHE 얼라이언스, 현대상선은 G6 얼라이언스 등을 구성해 대응해왔으나 P3에는 역부족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P3 결성이 무산됐다고 국내 업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기존에 P3를 구성하려던 머스크, MSC, CMA CGM의 영향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국내 업체들이 속한 해운 동맹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P3의 무산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들의 생존 전략 마련이 이어지지 않으면 해운업계 상황도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해운업계와 마찬가지로 국내 항만도 이해득실을 따지는 데 분주한 모습인데 정책당국이나 연구기관들은 이번 이슈의 영향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민회은 한국종합물류연구원 연구위원은 "P3네트워크를 추진하던 3대 해운사 중 머스크는 이미 1만8,000TEU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가지고 우리나라 광양항에 진출해 있지만 정작 광양항에 1만TEU이상의 대형 물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크레인 등 인프라가 부족해 이미 들어온 물량도 다 소화하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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