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형제간 '분할속 협력' 가속

[현대 어디로] 하. 변화의 새바람현대가(家)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다. 강력한 진원지는 정몽구(MK) 현대ㆍ기아자동차 회장. 정 회장은 2일에 이어 3일에도 "현대의 법통(法通)을 계승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 3월 이른바 '왕자의 난' 이후 같은 해 8월 계열분리 형식으로 분가하면서 장자(長子)지만 현대가의 본류가 아니라는 일반적인 평가를 정면으로 뒤집고 나선 것. 이는 현대가에 부는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면에 나선 정몽구 회장="정 회장의 '법통계승'은 예견됐던 일이다. 생각보다 좀 빨랐을 뿐이다." 현대 관계자들의 한결 같은 반응이다. 정 회장은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장례식에서 모든 절차를 주도했고, 장례식 이후에도 조의를 표해 준 인사들을 일일이 방문, 감사 인사를 했다. 곧바로 '법통계승'을 발표했다. 이 선언의 의미는 분명하다. '현대의 재건'이다. 과거처럼 재계 정상은 물론 세계적 기업의 명성을 확보하겠다는 것. 정 회장은 "모든 각오를 새롭게 해 세계적 기업이 되자"고 강조, 이에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자동차를 통한 정통성 확립의 뜻도 있다. 그룹 지주회사인 현대건설의 출자전환으로 사라진 그룹의 정통을 자동차를 이어 정상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 여기서 정 회장은 16개로 구성된 현대차 그룹을 중심으로 이미지나 실적 등에서 과거의 영예를 되찾기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며, 이 과정에서 그의 행보는 과거보다 훨씬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정몽헌(MH) 회장은 현대건설에 대한 채권단의 출자전환으로 현대의 기둥이 사라졌지만 상선, 엘리베이터, 상사를 중심으로 새출발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27일 21개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면서 ▦책임경영 ▦주주중시 ▦계열사 협력을 강조했다. ◇화해의 움직임=부친의 장례식을 계기로 형제간의 갈등은 상당부분 해소됐다는게 내부의 분석이다. 사업부문에서 지원은 어려워도 현대의 장점인 '분할속의 협력'은 과거보다 훨씬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분석은 정몽구 회장을 중심으 로 정통성이 이어지면서 '중심 '이 잡히는데 따른 것. 또 갈등의 요인이었던 '왕자의 난'에 관여했던 양측의 주요 참모들이 MKㆍMH의 곁에서 멀어지는 것도 한 이유. MK의 중심역을 하던 정순원 현대차 부사장이 '왕회장' 타계 후 현대모비스 부사장으로 전보됐고, MH측의 대표적인 참모였던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 김재수 현대건설 부사장도 떠났다.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도 곧 건설경영에서 손을 뗄 전망이다. 가신그룹의 퇴진은 앞으로 양측의 관계가 전과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친정체제 강화=MK는 사위인 정태영 현대모비스 상무를 최근 기아자동차 상무에 임명했다. 또 장례가 끝나자 마자 동생인 몽우(작고)씨 장남인 일선씨를 삼미특수강 대표이사 상무로 선임하면서 현대가 최초의 3세 경영자 시대를 열었다. 오랜 측근인 유홍종씨도 삼미특수강 사장으로 선임했다. 정몽준 고문은 중공업 소그룹의 체제정비를 위해 지난달 조충휘 중공업 대표를 물러나게 하면서 최길선 미포조선 고문을 중공업 대표로 선임하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채수종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