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통계청 경기.소비동향 조사실물경제의 회복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기업과 소비자들은 향후 경기를 밝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5월 중 전국 부도업체수가 91년 6월 이후 가장 적은 440개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매출액 20억원 이상인 기업 2,945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 3분기 제조업 업황전망 기업실사지수(BSI)가 전분기 92보다 높은 103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기업보다 많은 경우고 100 이하면 반대의 경우를 뜻한다.
3분기 제조업황 BSI는 수출기업의 경우 전분기 97에서 105로, 내수기업은 90에서 103으로 각각 기준치를 넘어섰다. 2분기 제조업 업황 BSI는 85로 여전히 기준치 100을 밑돌긴 했지만 전분기 61에 비해서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소비심리도 5개월 연속 상승해 하반기 경기회복론이 힘을 얻고 있다. 통계청은 이날 발표한 '5월 소비자전망 조사결과'에서 6개월 뒤의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비자 기대지수가 99.5로 지난해 8월 102.2 이후 가장 높았다.
소비자 기대지수 100은 소비를 줄이겠다는 가구와 늘리겠다는 가구가 같다는 뜻이며 100 미만이면 줄이겠다는 가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 기대지수는 지난해 12월 82.2에서 2월 92.0, 4월 96.3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는 101.6로 지난해 8월 102.8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고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지수도 지난달 101.7에서 104.0으로 높아졌다.
5월 전국 부도업체수도 440개로 전달 453개보다 13개가 감소했다고 한은은 이날 밝혔다.
이 같은 부도업체수는 91년 6월 이후 최저치다. 5월 중 전국의 어음부도율은 0.21%로 전달 0.28%보다 0.07%포인트 하락했다. 올들어 2월 0.31%에서 0.34%로 소폭 상승한 뒤 2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심리지표와 실적치와의 괴리
문제는 심리지수와 실적치와의 괴리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BSI를 보면 기업인들은 다음 분기의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실제 다음분기가 되면 예상보다는 좋지 않다고 응답하고 있다.
즉 지난해 4분기 제조업 업황 BSI 전망치는 107을 기록했으나 실적치는 75에 불과했고 올들어 1분기도 전망치 67에 실적치는 61, 2분기 전망치 92에 실적치 85를 보였다.
매출증가나 채산성에 있어서도 이 같은 과도한 기대는 나타나고 있다. 올 2분기 매출증가율 BSI는 98이었으나 실적치는 90이었고 채산성도 전망치는 87이었으나 실적치는 83에 그쳤다.
◆ 설비투자 위축지속, 성장잠재력 비상
설비투자의 위축현상이 앞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성장잠재력에 위협이 되고 있다. 기업들의 3분기 설비투자 실행 BSI가 96으로 나타나 위축현상이 여전함을 보여주고 있다.
2분기 실적에 있어서도 94에 불과했다. 설비투자 실행 BSI가 100을 넘으면 조기에 설비투자 증설을 실행하겠다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반대로 줄이겠다는 업체수가 많다는 뜻이다.
올 3분기 생산설비 과잉여부를 묻는 생산설비 BSI도 106으로 여전히 과잉이라고 응답하는 기업이 많아 당분간 설비투자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대비 30.1% 늘었으나 올 들어서는 매월 전년 동기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안의식기자
전용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