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바늘구멍 '취업 관문' 이렇게 뚫었다

■ 인소영·설유석씨 산업은행 합격담 소개 <br>"신문 탐독하며 경제이슈 습득 큰 도움"<br>국내 은행·경제연구소 자료도 꼼꼼히 정리<br>인턴 실무경험·인적 네트워크 구축도 필요


산업은행 직원들은 월급을 많이 받는다.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9,049만원이다. 금융공기업뿐 아니라 시중은행을 통틀어서도 가장 많다. 지난 달 마무리된 신입행원 공채에는 5,000여명이 몰려 50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취업준비생들이 산업은행을 선호하는 것은 높은 임금 수준 때문만은 아니다. 국책은행으로서 주요 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통해 국가 경제성장을 견인한다는 보람도 크다. 특히 정부가 산업은행의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의 영광을 안은 인소영씨(28ㆍ여)와 설유석씨(26)도 “민영화를 통해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꿈을 펼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라고 판단해 지원하게 됐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해외분야에 합격한 인씨는 지난 5월 미국 컬럼비아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재학 중 ATHGO 인터내셔널, 유엔개발계획(UNDP), 국제환경정책연구소 등 국제기구와 NGO단체에서 3년 넘게 인턴십을 경험했다. 인씨가 지원한 해외분야에는 200여명이 지원, 10명이 최종 선발됐다. 지원자들이 모두 유학파여서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인씨는 “인턴을 하면서 다양한 실무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은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면서 “특히 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에도 신문을 포함해 국내 은행과 경제연구소들의 보도ㆍ연구자료를 통해 한국 시사정보를 항상 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설씨는 서강대 경제학과 4학년이다. 이처럼 극심한 취업난 속에, 그것도 졸업도 하기 전에 국책은행에 합격했으니 행운아다. 하지만 그 역시 취업관문을 뚫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계를 낸 설씨는 1년 간 도서관에 틀어박혀 전공공부에 몰두했다. 지난해 겨울방학에는 보험사 자산운용팀에서, 올 여름방학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인턴십을 수행하며 실무경험을 쌓았다. 학부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복수전공한 설씨는 “전공지식을 단순히 이론적인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현업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전형과정은 서류전형-필기시험-1차 실무면접-2차 임원면접 등 크게 4단계로 이뤄진다. 필기시험 과목은 전공(경제ㆍ경영ㆍ법학)과 논술(시사ㆍ영어)로 구분된다. 필기시험 선발인원은 채용인원의 3배수이며 1차 면접에서 2배수로 압축한다. 설씨는 “올 초부터는 동료들과 스터디모임을 구성해 산업은행 필기시험을 체계적으로 준비했다”면서 “논술시험과 면접준비를 위해 경제신문과 공공기관ㆍ민간 경제연구소 보고서를 꾸준히 읽으면서 주요 경제ㆍ금융 이슈들을 정리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인씨 역시 평소 신문을 통해 많은 경제지식을 습득하고, 국제기구와 경제연구소의 보고서를 꼼꼼히 챙겨 읽으면서 각종 이슈를 파악하고, 관점을 정리했다. 뉴욕타임스의 헤드라인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을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았고, UNDP, OECD, FAO(국제식량기구) 등 국제기구의 보고서를 탐독했다. 인씨는 “뉴욕타임스의 경우 기자블로그가 활성화돼 있어 전문분야나 특정 지역의 이슈와 그에 대한 관점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외국 교수나 정치인들은 각종 저널을 발간하는데 모교 교수인 요셉 스티클리츠의 경제저널을 매주 받아보면서 식견을 넓혔다”고 말했다. 설씨와 인씨는 국제금융이나 해외산업개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설씨는 “민영화되면 산업은행은 세계 유수의 투자은행들과 경쟁하면서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AICPA(미 공인회계사)나 CFA(재무분석사) 등 금융 자격증을 취득해 전문역량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인씨는 “주변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기획ㆍ개발해 한국은 물론 상대국가의 발전에도 기여하는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주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인턴을 하면서 구축한 해외 네트워크를 계속 발전시켜 한국의 실정과 이슈를 널리 알리고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일에도 앞장서겠다는 야무진 계획도 밝혔다. ● "긍정적 사고·자신감 가져야"
인소영·설유석씨 대학생·취업 준비생에 조언
인소영씨와 설유석씨는 내년 초 한달간의 직무연수를 받고 실무에 투입된다. 후배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요구에 두 사람은 아직 입사도 하지 않은 상태여서 남들에게 조언할 입장이 못된다면서 자신들의 취업준비과정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인씨는 대학을 다니면서 늘 자신의 경력 행로(career path)를 깊이 생각하고 준비했다고 한다. 특히 2005년 미시간주립대에서 컬럼비아대학으로 편입한 이후부터는 학교 수업뿐 아니라 인턴활동을 쉬어본 적이 없다. 인턴십을 통해 전문성은 물론 문화적인 다양성과 리더십도 키울 수 있었다는 것이 인씨의 설명이다. 설씨는 취업준비를 시작하면서 자신이 희망하는 산업이나 직무분야를 먼저 정하고, 해당 산업내에서 입사하고자 하는 기업리스트를 작성한 뒤 각 기업별 전형과정과 특징들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요즘 같이 힘든 시기에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모두 조바심이 생기고 쉽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자신감과 긍정적인 사고, 여유를 잃지 않는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씨도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중 간절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취업이 간절한 것이 아니고 지금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간절해야한다"고 말했다. 자신만의 색(色)을 가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언젠가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것을 잡을 수 있다는게 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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