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지속돼온 세계 주요국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더욱 가파라지고 있어 자산 거품(버블)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19일자)가 보도했다. 잡지는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전세계 주택가격이 급등세를 계속하고 있다며, 특히 세계적인 저금리 추세가 주택가격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4ㆍ4분기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가 상승, 25년래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으며 호주도 지난해 4ㆍ4분기에 15년래 최고치인 18.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주택가격 급등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주택가격 상승은 각국의 가계 수입 증가추이와 비교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영국과 아일랜드, 네들란드의 주택가격은 가계수입 대비 30년평균 주택 가격을 50% 이상 넘어서고 있다. 수입 규모와 비교할 때 미국과 호주, 스페인의 자산 가격은 각각 23%, 33%, 68%를 넘어섰다는 것이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잡지에 따르면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주요 요인은 무엇보다 세계적인 저금리 추세. 금리가 낮아지면서 주택가격을 구입할 수 있는 가계의 여력이 커졌고, 또 저금리로 갈 곳을 잃은 돈이 주택시장에 몰리게 됐다는 것.
이코노미스트는 “문제는 저금리를 활용해 이성적으로 주택을 구입하던 개인들이 이성을 잃으면서 과잉 투자로 전환할 때 발생한다”며 “주택가격의 상승이 소비를 떠받치고 있지만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때 세계 경제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자산 버블의 확대를 우려했다.
한편 국제결제은행(BIS)는 최근 보고서에서 자산거품이 세계 경제에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으며,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버블 확대를 막기 위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신속하게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원정기자 abc@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