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구글과 손잡고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시장 공략에 나선다. 양사는 현재 단말기 제조사에 제공할 시제품을 완성했으며 인텔의 초소형 연산처리장치(MPU)인'아톰'을 채용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이르면 내년 상반기 출시할 전망이다. 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구글과 제휴를 맺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성능을 최대로 끌어올릴 칩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앤디 루빈 구글 수석 부사장도 "인텔과의 협력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인텔은 당초 노키아와 손잡고 MPU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었으나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휴함에 따라 구글에 손을 내밀었다. 인텔과 구글은 이미 구글 TV와 크롬 노트북 컴퓨터 등에 사용된 소프트웨어 및 칩을 공동으로 개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휴가 인텔과 구글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텔은 PC에만 치중돼 있던 칩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등으로 확대할 수 있으며 구글은 독자적으로 스마트폰 개발에 나설 발판을 확보하게 됐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난달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모토롤라 모빌리티를 인수, 안드로이드 OS 개방정책을 접고 독자적으로 상품 개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어 왔다. 한편 인텔이 구글과 새로운 협력 관계를 모색하면서 그 동안'윈텔(Wintel)'이라고 불려온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Windows)와 인텔(Intel)조합에도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인텔이 새로운 협력사로 구글을 공개한 이날 공교롭게도 MS는 새로운 윈도 버전인 '윈도8'개발자 버전을 발표했다. 윈도8은 태블릿PC과 PC에서 동시에 구동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 OS다. MS는 이날 윈도8을 발표하면서 PC시대의 오랜 동반자였던 인텔의 칩뿐만 아니라 퀄컴ㆍ엔비디아ㆍ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ARM 기반 칩을 탑재한 제품을 선보였다. 주요 외신들은 두 회사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포스트PC 시대로 접어들면서'윈텔'진영의 끝이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PC시대를 주름잡았던 인텔과 MS의 동맹 관계가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보급 등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