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가 일본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2단계 강등했다.
피치는 21일 성명에서 “일본의 공공부채 비율이 치솟고 있어 국가신용 여건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신용등급 인하를 발표했다. 피치는 또 향후 등급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6개월 내 추가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일본 신용등급을 끌어 내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등도 피치와 비슷한 이유로 일본의 신용등급을 추가 강등할 수 있다고 이달 초 일제히 경고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규모는 지난해 229.8%에 달했고 올해는 241%를 넘길 것으로 예상돼 그리스(160.8%)와 같은 유럽 위기국가들보다 훨씬 높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재정악화를 해소하기 위해 소비세를 기존 5%에서 10%로 인상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민주당 등 야당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앞날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피치는 “일본 정부가 재정적자의 심각성에 비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약해 보인다”며 소비세 인상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추가 강등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알려진 후 엔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79.85엔까지 상승(엔화가치 하락)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신용등급 하락이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