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월 29일] 한미 FTA 비준 촉구한 오바마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에서 눈에 띄는 대목 가운데 하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필요성을 강조한 점이다. 의회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비준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함으로써 한미 FTA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타 국가들이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동안 미국이 옆으로 한발 물러나 있는다면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할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면서 "바로 이 때문에 한국과 파나마ㆍ콜롬비아 같은 주요 교역 상대국과의 무역관계를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FTA를 체결해놓고도 비준을 미루는 의회를 간접적으로 압박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5년 동안 수출을 두 배로 늘려 미국 내에 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의료개혁 법안 등의 부결로 의회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수출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FTA를 적극 활용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의회 설득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협정이 체결된 지 벌써 3년이 가까워오는 한미 FTA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통해 관심을 표명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우리로서는 한미 FTA 발효를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해 이번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 같은 오바마 대통령의 의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가 협조를 더 강화하고 우리 국회도 비준을 서둘러야 한다. 북한핵 문제에 대해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핵위협 문제를 거론하면서도 북한을 특정해 거명하지 않았던 지난해 취임연설과는 강도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핵무기 보유를 추구하기 때문에) 북한은 점증하는 고립에 직면할 것이고 더욱 강력한 제재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해 북한이 핵을 고집할 경우 고강도 제재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김정일 위원장에게 친서까지 보내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는데도 6자회담이 교착상태를 보이고 심지어 도발을 서슴지 않는 북한에 대해 더 이상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집권 2년차를 맞은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방향을 가늠할 연두교서의 면밀한 분석을 통해 FTA 비준을 포함한 한미 현안을 풀어나가기 위한 전략이 모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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