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8월 26일] 녹색도시가 국가경쟁력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는 고도 경제성장을 통해 세계 최빈국 수준에서 지금 주요20개국(G20)의장국가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급격한 경제성장과정에서 자원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고에너지 소비형 발전경로를 추구한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그 증가율이 매우 높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日·스웨덴 성공모델 참고해야


이산화탄소를 집중적으로 배출하는 곳은 인구와 산업시설ㆍ자동차ㆍ주택ㆍ오피스빌딩이 밀집된 도시 지역이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기후변화와 도시경쟁력 보고서에서 도시 지역을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지칭했다. 도시는 지구 표면적의 1%에 불과하나 전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고 있으며 에너지의 60~80%를 소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토면적의 16%에 불과한 도시에 인구의 90%가 집중해 에너지 과소비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세계적인 이산화탄소 감축 노력에 도시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가는 해결책도 도시에서 나와야 한다.

유럽연합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환경문제와 화석연료 고갈에 의한 에너지 위기 등에 대처하기 위해 녹색도시 조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인 녹색도시로 스웨덴의 함마르뷔와 일본의 기타큐슈를 들 수 있다. 함마르뷔는 친수ㆍ자원순환형의 생태학적인 계획을 통해 지속 가능한 도시 주거형태를 조성한 수변녹색도시다. 수변녹색도시의 친환경적인 자원순환 발전모델을 함마르뷔는 채택하고 있다. 함마르뷔 모델은 에너지 공급, 상하수도 관리, 폐기물 처리 등 3대 도시 기능을 통합해 친환경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친환경적인 자원순환을 유도하고 에너지 계획, 주거단지 계획, 오픈스페이스 계획, 교통 계획을 연계해 에너지 소비를 30~40% 줄이고 있다. 일본의 기타큐슈는 제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도시로 지난 1950~1960년대 극심한 공해로 유명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현재는 오염된 강을 살리는 등 지방정부와 기업ㆍ주민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세계적인 생태산업도시로 탈바꿈했다. 기타큐슈는 자원순환형 도시를 위해 산학연 협력을 기반으로 에코타운 사업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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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마르뷔와 기타큐슈 같은 세계적인 녹색도시의 성공 뒤에는 몇 가지 특성이 있다. 첫째, 친환경 자원순환을 통해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함으로써 에너지 절약을 극대화했다. 둘째, 도시구조ㆍ교통ㆍ건축물ㆍ상하수도 등 도시 인프라를 에너지 효율적으로 전환했다. 셋째, 지역의 산업과 자연적 특성을 고려한 특화된 실천방안을 정부와 주민이 함께 힘을 합쳐 추진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도시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녹색도시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가령 강릉과 같은 관광도시는 심층수ㆍ지열ㆍ풍력 등 자연에너지를 활용하고 물순환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경포호 복원, 녹색 어메니티 향상을 위한 역사자연환경 보존, 경포솔숲 등 탄소흡수원 관리로 녹색도시로 변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포항과 같은 산업도시는 산업구조를 저에너지 소비형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친환경 수변공원을 조성해 녹색도시로 전환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철강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재활용하고 폐기물제로 도시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동해안 도시 자연에너지 활용을

우리나라의 다양한 도시특성을 활용한 녹색도시의 개발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녹색도시에 녹색교통수단과 그린웨이, 그린홈, 폐기물 순환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보기술(IT) 융ㆍ복합형 녹색기술의 거점으로 육성할 수 있다. 녹색도시의 중추인 녹색산업과 녹색기술은 생산 및 고용유발 효과가 높아 도시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녹색도시 건설과정에서 축적된 기술을 기반으로 녹색도시의 해외 수출 확대와 국가경쟁력 제고를 도모할 수 있다.

최근 정부는 강릉을 녹색시범도시로 지정하는 등 녹색도시 조성을 녹색성장전략의 주요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도시화율이 90%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모든 도시를 순차적으로 에너지 저소비형 녹색도시로 변모시키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온 국민의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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