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고객의 영혼까지 울리는 친절은…

■ 한원태 이야기 (정운영 지음, 다빛출판사 펴냄)


IMF구제금융 시절 다른 은행들은 고객들의 예금 인출 성화에 금고가 텅 빌 지경이었는데도 불구하고 S은행 안양 석수지점은 전국 은행 중에서 유일하게 예치실적이 올랐다. 기현상의 비결이 무엇인지를 찾는 데서 책은 시작한다. 이 지점에는 비정규직 용역청원경찰인 한원태씨가 있었다. 한씨는 은행 본연의 업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었고, 정식 직원이 아닌 탓에 은행 업무를 할 수도 없었다. 어느 날 한원태씨는 고객서비스 평가 점수가 가장 낮은 이유가 자신에게 있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직장을 잃게 되면 어쩌나 고민을 시작해 눈물로 밤을 샜다. 다음 날부터 한씨는 1년동안 고객을 향해 인사하는 연습을 했다. 이 과정에서 예전에 교육받는 고객 서비스 매뉴얼은 형식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순간 진정으로 고객에게 다가가는 마음을 갖게 됐다. 즉 고객에 대한 관심이 고객을 향한 배려가 되고, 이 모든 것을 진정성으로 체화해야 한다고 터득했다. 진심으로 고객을 위하는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그는 묵묵히 실천했고 15개월 동안 인근 안양유원지 상인들에게 다가섰다. 한원태씨는 혼자서 지점 수탁액의 60%를 웃도는 360여억 원의 예치실적을 올렸다. 그는 당시 지점장도 만나기 어려웠던 병원장을 고객으로 모셨고, 일개 출장소를 지점으로 승격하게 한 공로자가 됐다. 소문이 퍼지자 이웃한 K은행 지점장이 한씨의 근무 자세를 염탐하기도 했다. 백화점, 병원 등 고객 관련 사업체들이 한씨를 스카우트 하려고 경쟁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씨는 끝까지 2,500명 은행 고객들을 떠나지 않고 지켰다. 책은 "고객의 영혼까지 울리는 친절"이 어떤 것인지 실화를 바탕으로 생생하게 보여준다. 감동은 깨달음을 주고, 실천의 원동력이 된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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